‘문화적 정체성은 없다’

프랑수아 줄리앙 지음·교유서가 펴냄
인문·1만2천800원

‘문화적 정체성은 없다’(교유서가)는 동서 문화철학의 세계적 석학 프랑수아 줄리앙 프랑스 파리 7대학 교수가 수십 년간 동서양 사상을 맞대면시킨 작업을 토대로 새로운 문화론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문화와 관련해 흔히 혼동하는 보편(universel), 단형(uniforme), 공통(commun)의 개념을 정제함으로써 다양한 문화가 보편의 왜곡된 개념인 단형성을 극복하고 서로간의 간극(間隙)을 비춰보는 공통 작업을 통해 각자의 강도를 높이는 문화적 대화 방법론을 제시한다. 또한 동서양의 간극은 대화를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화의 조건이며, 문화적 대화의 해법임을 강조한다. 우리의 사유와 삶은 자기 습관에 대해 간극을 벌리지 않으면 매몰되고 정체되며 교착상태에 빠지게 된다. 우리는 세계에 속하지만 세계와 우리의 삶을 의식하는 것은 오직 균열과 탈착을 통해서이다. 저자는 어떻게 하면 지루한 지식의 반복에서 벗어나 사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지, 철학적 사유가 사유하지 않는 것은 없는지 고민한 끝에 동서양을 맞대면시킴으로써 철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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