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인 강영석 상주시장
“시민구단으로 전환은 없다”
못박으면서 결국 백지화
구단측 “유치 당시 묵시적 약속”
반발 거세… 시와 극한 대립

꿈에 부풀었던 상주시민프로축구단 창단이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이달 30일까지 시민구단 전환 신청을 해야 하지만, 상주상무프로축구단 구단주인 강영석 상주시장이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은 없다’고 못박으면서 계획이 결국 백지화됐다.

강 시장은 이러한 책임이 구단 측에 있다면서 화살을 돌렸고, 이에 구단 대표이사가 입장문을 발표해 “상주시가 신의성실의 원칙을 져버렸다”고 거세게 반발하면서 상황은 극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22일 강영석 상주시장은 현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을 시민구단으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시민프로축구단 전환과 관련한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강 시장은 “취임한 지 2개월 반 밖에 안되는 시장이 기한 내에 결정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불가피하게 이번 미전환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6월 30일까지가 기한인 독자적인 시민구단 전환 신청은 아무런 사전 준비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 시장은 “많은 상주시민들은 시민구단 전환이 2011년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의 유치 조건이었음을 알지 못했고,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이 조건이었다면 지난 10년간 충분한 준비를 해야 했다”며 “그러한 준비는 정관상 결정권자이자 법인을 대표하고 있는 (사)상주시민프로축구단의 대표이사가 했어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부리그에서 시민구단을 운영하는 5개 기초자치단체(수원·부천·안양·안산·아산)의 구단 운영 실태를 조사해보니, 수입 감소, 인건비, 후원기업 유치곤란 등 예산확보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현실을 고려해서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소수에 대한 배려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위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강 시장은 “독자적인 시민구단 전환과 관련한 논쟁과 분열, 갈등을 여기에서 끝내자”면서 “저는 시정의 책임자로서 현재 축구단 운영에 지원하는 경비 이상을 지역의 축구문화 발전과 생활체육시설 확충 그리고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기활성화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주상무프로축구단은 즉각 반박했다. 신봉철 상주상무프로축구단 대표이사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상무축구단은 2011년 광주에서 상주로 올 때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정책에 의거해 그 밑바탕에는 시민프로축구단으로 전환한다는 묵시적 약속을 하고 유치됐다”면서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상무축구단 운영에 지원비를 주는 것 또한 상무프로축구단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몇 년 뒤 시민프로축구단으로 전환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밝혔다.

상주시가 축구단 운영을 통해 예산 지원과 홍보효과만 누린 채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상무와 경찰청팀을 운영했던 광주와 안산, 아산은 모두 시민프로축구단으로 전환해 K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신 대표이사는 진영싸움을 언급하면서 강영석 상주시장을 저격했다. 지난해 6월 28일 상주시 새마을체육과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보낸 ‘2021년 연고구단 전환 예정’ 공문에 상주시장 직인이 찍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시정의 연속성이 있어야 하는데도 강 상주시장이 전임 상주시장의 시책이라는 이유로 무리해서 시민구단 전환을 뒤엎으려고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신 대표이사는 “(시민구단 전환에 따른)도시브랜드 가치 상승, 지역경제 상권화, 시민들의 여가 선용 등 1천억원의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상주시의 대승적인 발전을 위해 말씀드린다. 상주의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혜안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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