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2020·2020~2050. 지나온 30년, 그 세월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굴곡진 세상사의 긴 터널을 지나며 바라본 풍경은 때론 사막 같은 황무지였다가, 비바람 몰아치는 성난 바다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질척이던 땅은 모진 풍상을 겪고도 기름진 토양이 됐고, 마침내 작은 포구에서 희망의 씨앗 하나를 품었습니다. 대지를 박차고 가지를 뻗은 그 씨앗은 어느새 시대와 현실에
눈뜬 서른 살의 청년으로 자랐습니다. 본지가 창간 30주년을 맞이합니다. 아직은 원숙에 이르지 못한 서른입니다. 그러기에 나아갈 30년의 길도 아득합니다.
그래도 독자와 함께 미래를 향한 길 위에 서겠습니다. 지난 시절을 나침반 삼아 앞으로의 30년 또한 공동체의 목표를 향해 쉼없이 매진하겠습니다.
예측하기 어려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속에서도, 지역신문이 가야 할 길을 묻고 또 묻겠습니다. 품었던 초심을 버리지
않겠습니다. 주저함 없이 보편적 가치를 향해 달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이 환한 등대가 돼주실 것을
믿습니다. 새로운 시간과 공간으로 우리를 데려갈 기차는 오늘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질주하고 있습니다. 그 위에서 균형감각과 공평무사라는 언론의
역할을 떠올리는 2020년 6월 23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