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은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마련한 비상대책위원 인선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비대위원에 30대 청년정치인 3명의 이름도 올렸다. 김 위원장은 미래지향의 정책 정당으로의 탈바꿈을 강조했다. 마지막 기회다. 이제 미래통합당은 급변하는 정치환경에 적응하느냐, 도태되느냐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속도가 중요하다. 속전속결로 혁신을 단행함으로써 구태정치에 또다시 발목을 잡히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상임 전국위에 앞서 열린 전국 조직위원장회의 비공개 특강에서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다. 당의 정강·정책부터 시대정신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은 더는 이념에 반응하지 않는다”면서 “‘보수’, ‘자유 우파’를 더는 강조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내정자는 “과거 경제민주화처럼 새로운 것을 내놓더라도 놀라지 말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비대위원에는 당연직으로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 초선과 재선의원 몫으로 김미애 당선자와 성일종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도시계획학 박사 출신으로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현아 의원은 여성으로서 전문성을 평가받아 위촉됐다. 청년 몫으로는 1980년대생인 김병민(38) 서울 광진구갑 조직위원장, 김재섭(33) 도봉구갑 조직위원장, 정원석(32) 청년단체 청사진 공동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당을 진보·보수의 틀을 벗어난 실용주의 정당으로 체질 전환하는 일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역량이 기준에 미달하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해체·재구성하는 고강도 개편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소득’ 등 코로나 이후 사회·복지·경제적 변화로 심화하는 불평등 해소를 위한 진취적인 이념과 노선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못 바꾸면 통합당은 끝이다. 속도전이 중요하다.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집권 더불어민주당마저 깜짝 놀랄 만큼 혁신적인 정책들을 내세워 민심을 돌려야 한다. 쇠뿔을 단김에 뽑듯, 개 꼬리를 단번에 자르듯 전광석화의 기세로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의 감동적인 역할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