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문고 등교 개학 스케치
마스크 끼고 발열 체크 후 입실
책상에는 예방수칙 안내문 놓여
선생님들 방역·지도 책임 막중
첫 날 이상증세 보인 학생 없어

코로나19로 다섯차례나 연기됐던 등교수업이 80여일만인 20일 전국적으로 일제히 시작됐다.

대구지역은 93개교 2만1천800여명의 학생들이 올해 첫 등굣길에 올랐다.

등교수업 첫날 대구 수성구 동문고등학교는 이른 오전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학교 정문은 등교하는 학생들을 위해 활짝 열렸고, 정문을 지나자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나열해 신학기 처음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았다.

박정곤 교장은 등교하는 학생의 이름을 불러주며 반겼고, 교직원들은 정문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1m 이상 거리를 유지하면서 중앙현관에 설치한 열화상카메라를 지나도록 안내했다.

열화상카메라를 무사히 통과한 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각자 교실로 입실했고, 중앙현관 한쪽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관찰실을 마련해 뒀다.

이날 동문고에서는 이상증세를 보인 학생은 발생하지 않았다.

교실은 책상 간격을 1m 이상 유지하도록 재배치했고, 책상 위에는 코로나19 예방 수칙 등이 담긴 리플렛이 놓였다.

이날 8시 30분 수업시작 10분 전 방송을 통해 지켜야할 방역수칙 등에 대해 또 한 번 공지하기도 했다.

교실에 입실한 학생들은 코로나19, 입시 등 못다한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누기에 바빴다.

3학년 6반 김다빈 학생은 “집에서 생각했을 땐 좀 걱정도 되고 부모님도 걱정을 많이 했은데 막상 학교에 등교해서 친구들을 보니까 좋다”며 “선생님들의 지시에 잘 따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반 이승우 학생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는데 그래도 학교에서 수업하는 게 공부에 훨씬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위험하지만 언젠가 (학교로)와야 하는데 이왕 올 거면 모두가 코로나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등교수업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점심 시간에 발열체크를 한 뒤 앞과 좌우로 칸막이가 설치된 좌석을 한 칸씩 띄워 밥을 먹었다.

이번 등교수업은 코로나19는 물론 다음날 치러야하는 모의고사와 6월 중에 진행되는 중간고사 등 학생 뿐만 아니라 진학을 지도하는 3학년 교사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3학년 국어과 김창태 교사는 “우선 학생들을 학교에서 만날 수 있어 고맙고 반갑게 생각하지만 깊은 우려 속에서 개학을 맞이하기 때문에 교사로서의 책임감은 어느 때보다 무겁다”며 “당면한 입시에 대한 우려 특히,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생활기록부를 질적·양적으로 어떻게 채워줄 수 있을 것인가를 현장에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곤 동문고 교장은 “2주씩 5차례에 걸쳐 등교수업이 연기되다 보니 대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이들이 일단 학교에 와야 학교가 정상화된다”면서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안전과 감염예방에 최우선의 가치를 두고 전교직원이 코로나19방역 메뉴얼에 따라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고3 등교수업에 이어 오는 27일 고2와 중3,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이, 6월 3일은 고1과 중2, 초등학교 3∼4학년이, 이후 5일 뒤인 8일 초등학교 5∼6학년이 차례로 등교수업을 한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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