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감소·수출둔화 주 원인
코로나 재확산 여부가 변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 주요기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예측한 것과 비교하면 긍정적인 수치다. KDI는 다만 코로나19가 국내외에서 재확산되고 올해 말까지 경제심리가 제한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경우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20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하반기 경제전망 당시 예상했던 2.3%보다 2.1%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성장률 하락의 주요인으로는 소비감소와 수출둔화가 꼽혔다.

올해 민간소비는 전년대비 2.0% 감소하며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둔화되면서 국내소비가 비교적 빠르게 회복하겠지만 당분간 국가 간 이동제한이 지속되면서 국외소비는 내년까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은 지난해보다 3.4% 감소하고 수입도 3.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과 수입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당분간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다가 올해 하반기에는 상품수출을 중심으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이란 게 KDI의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수출물량이 축소되겠으나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올해 594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와 유사한 흑자폭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 경상수지 흑자폭은 409억달러로, 내수 회복에 따른 수입이 증가하면서 흑자폭이 다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취업자 수는 대면접촉이 많은 서비스업에서 발생한 충격을 정부정책이 부분적으로 보완하겠지만 증가폭이 0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2021년 취업자 수는 고용 부진이 완만하게 회복되며 20만명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1.6%까지 추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대로 코로나19 확산이 빠르게 둔화돼 5월부터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1.1%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0.2%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 것은 플러스 성장을 할 가능성도 높지만 반대로 역성장할 가능성도 유사한 정도로 높다는 의미를 포함한 것”이라며 “코로나19 확산이 국내외에서 어떻게 얼마나 확산되느냐에 따라서 우리 경제의 성장경로도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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