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희망기관 공모 방침 공개
36개 음압병상·수술실 2개 규모
경북도·부산 등도 물밑경쟁 치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있었던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감염병 전문병원과 국립 감염병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겠다”며 “공공보건의료 체계와 감염병 대응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4일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 및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병실 확충사업 참여희망기관 공모’방침을 공개했고 이후 지자체들의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를 위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은 신종 감염병 환자에 대한 진단·치료·검사, 권역 내 공공·민간 감염병 관리기관의 감염병 대응 인력에 대한 교육·훈련을 담당한다. 1병실 내 1병상을 기준으로 36개 이상 음압격리병상과 음압수술실 2개를 갖추는 등 신규 설립에 409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대구시다. 대구시는 18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6천871명으로 전체 1만1천65명의 62.09%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는 코로나19 최전선에서 환자들을 돌봤던 계명대 동산병원과 경북대병원 등이 감염병 대응 경험이라는 강점을 내세우며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대구시는 감염병 전문병원을 유치할 경우 현재 54개에 불과한 음압병상수를 확충하는 것은 물론 중증 환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져 치료받는 떠돌이 신세를 면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민간의료협업체제인 메디시티협의회 등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며 “이들 기관·단체와 잘 협의해 반드시 대구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들어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도 유치전에 적극적이다. 대구 참여연대는 “지난 2015년 메르스에 이어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대구가 큰 피해를 입은 만큼 전문병원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정부 공모에 대구 대학병원 4곳을 포함해 부산과 울산 등 영남지역에서 13개의 의료기관이 신청해 경쟁이 치열하다며 대구시가 행·재정적으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에는 경북도도 가세했다. 경북 안동시는 풍산읍 경북바이오산업단지 내에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최고의 기술 개발 시스템을 갖춘 백신 기업과 연구기관이 들어서 있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감염병 전문병원이 설립되면 안동은 국내 최고의 감염병 치료와 백신 산업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도대남병원의 경우 중증 환자가 많았지만 단체로 이송할 병원조차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며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와 함께 상급종합병원, 신규 의과대학 설립 등 고급 의료인프라 강화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영남권에서는 부산시와 경남도가 유치에 나섰다.

경남도는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신청 서류 준비, 검토사항 등을 지원하며 적극적으로 뛰고 있으며, 창원경상대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이 지정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복지부는 오는 22일까지 관할 시·도를 통해 사업자(병원)를 신청받아 6월 24일 발표한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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