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의성署 건물 복원 35억원 투입
2022년 완공 목표 올 하반기 착공
종교인들 역사물품 기증 줄이어
지역 기독교사 산교육장 기대감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으로 활용될 옛 의성경찰서 건물.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사업회 제공

내선일체를 통해 조선의 정신을 말살하려던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순교한 주기철 목사를 기념한 의성 주기철수난기념관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사용한 옛 의성경찰서는 남한 유일 주기철 목사의 수난지로서, 경중노회(노회장 추성환 목사)가 중심이 된 의성지역 교회들의 노력으로 의성군 차원에서 주기철 목사수난기념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지난 21일 이 기념관이 들어설 옛 의성경찰서 건물 복원과 신축 건물 설계를 맡을 건축사 EMA 대표와 의성군 관계자,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사업회(회장 신칠성 장로)가 만나 올 하반기 착공해 오는 2022년 하반기까지 완공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은 의성군 예산 35억을 들여 지어질 예정이다.

또한 이에 앞서 지난 7일에는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에 전시될 기독교역사 물품 기증식이 경중노회회관에서 열려 눈길을 모았다. 이날 정문섭 장로(탑리제일교회 은퇴)가 1920년대에 발행한 것으로 추정되는 구세군 노매실교회 설립자 박시학(1887~1959) 정교의 유품인 ‘관주 신약성경(눅 1장~벧전 5장)’과 하령교회 이수석 원로장로가 1922년도에 발행한 ‘신약주석(에베소서~계시록)’을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사업회에 기증했다. 하령교회(서정일 목사)는 일제강점기 때 사용했던 강대상과 강대상 의자를 사업회 측에 전달했다.

이날 기증된 물품들은 주기철수난기념관에 지어질 의성기독교역사관에 전시된다. 사업회는 향후 베어드 선교사를 통해 의성지역에 복음이 들어온 때를 기점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구·경북지역 기독교 역사물품들을 이곳에 전시할 예정이다.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사업회 사무국장 추성환 목사는 “2015년부터 주기철 목사님 기념사업을 준비해 드디어 기념관 건립이 첫 삽을 뜨게 됐다”며 “앞으로 잔인한 고문과 핍박의 현장이 산교육의 현장으로 활용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주기철 목사.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사업회 제공
주기철 목사. /주기철목사수난기념관사업회 제공

한편, 1897년 경남 웅천에서 태어난 주기철 목사는 3·1운동에 참여했으며 평양신학교를 졸업한 후 1936년 평양 산정현교회 초빙 목사로 부임했다. 2년 후인 1938년 전국 장로회 총회가 일제의 강요와 탄압에 굴복해 신사참배를 결정하자 이에 대항해 ‘일사각오’라는 제목의 설교를 하면서 신사참배 반대로 1차 투옥됐다. 신사참배 거부로 목사직도 파면됐다. 2차, 3차에 이어 1940년 신사참배 반대자들과 함께 의성경찰서에 투옥, 고문으로 인한 건강 악화로 1944년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정부는 주 목사의 공적을 기려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