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7억 들여 비슷한 시설 추진
“있는 시설도 활용 못하면서…”
혈세 낭비에 특혜 논란까지

안동시가 수년 전 1억원을 들여 수상동 낙동강변에 조성한 동력수상스포츠기구 접안시설(슬립웨이)을 수년째 방치<본지 2019년 10월 8일자 5면 보도>했다는 논란에 이어 또다시 수억원을 들여 비슷한 시설물을 조성하려고 해 논란이다.

지난 19일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체육진흥시설지원사업’에 선정된 안동시는 20억원(국비 6억원, 도비 4억2천만원, 시비 9억8천만원)을 확보해 이 가운데 7억 원을 들여 ‘낙동강 수상레저 접안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지역의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한 수상레저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이 사업은 무동력 수상 레저기구를 위한 것으로 애초 4곳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산지방국토청과의 하천점용공사 허가 협의 등에 따라 2곳만 확정된 상태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앞서 지난 2016년 조성한 슬립웨이를 수년째 내버려둔 채 또다시 비슷한 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자 혈세낭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특정 체육 단체를 위해 이 시설을 조성한다는 특혜 논란도 일고 있다. 이는 해당 특정 단체에 공무원을 비롯해 지역 시의원 등이 고문과 임원, 회원으로 가입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시민 김모(46·태화동)씨는 “이미 조성된 시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또다시 비슷한 시설물을 조성하는 것은 분명 세금 낭비”라며 “이미 조성한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이미 확보한 예산은 적재적소에 제대로 쓰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 이모씨(51·여·옥동)는 “다수의 공무원과 시의원이 특정 단체에 가입된 상태에서 이 단체를 위한 시설을 세금으로 조성하는 것은 누가 봐도 특혜”라며 “이 사업 추진에 있어 특정 단체에 이익이 돌아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안동시 관계자는 “오는 10월 예정된 전국체육대회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특정 단체를 위한 사업은 물론 모두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제기된 의혹들을 일축했다.

한편, 시와 안동시수상스포츠연합회는 2016년 수상오토바이(제트스키) 국제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하천점용공사 허가를 받아 1억원(시비 3천670만 원, 자부담 6천330만원)을 들여 100m 길이의 슬립웨이를 조성했지만, 시는 2017년부터 이곳의 사용을 금지하고 현재까지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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