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때보다 재난 상황 ‘관심’
몰입도 최고조… 개봉 채비 분주

영화 ‘반도’. /뉴 제공

올해도 ‘여름=재난 영화’ 흥행 공식이 통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 각종 재난을 소재로 한 작품이 슬슬 여름 개봉 채비에 들어갔다. 코로나19로 영화보다 더 극적인 현실이 펼쳐진 만큼, 스크린 속 재난은 관객들에게 단순히 허구로만 다가오지 않을 듯하다.

15일 영화계에 따르면 배급사 롯데컬처웍스는 영화 ‘#얼론’(가제)을 오는 6월 개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얼론’은 정체불명의 감염 때문에 통제 불능이 된 도시에서 고립된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좀비를 연상케 하는 감염자들이 등장하며,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재난 스릴러물이다.

유아인이 세상과 단절돼 홀로 아파트에서 살아남은 게이머 준후 역을, 박신혜가 생존자 유빈 역을 맡았다. 둘은 고립된 상황에서 무전기 등을 통해 소통하며 ‘꼭 살아남아야 한다’는 의지를 다진다. SNS나 드론, 온라인게임과 같은 다양한 현실적인 장치들이 등장해 이야기 몰입도를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TV 다큐 시리즈 ‘스몰 비즈니스 레볼루션: 메인 스트리트’ 등을 연출한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가 원작 시나리오를 썼고, 미국 영화연구소에서 연출을 전공하고 단편영화 ‘진’(JIN)으로 주목받은 조일형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국가부도의 날’ ‘마스터’ 등을 만든 영화사집 신작이다.

7월에는 ‘부산행’ 연상호 감독 신작 ‘반도’가 선보인다. ‘부산행’ 그 후 4년이 흐른 뒤 폐허가 된 땅에서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강동원과 이정현이 주연으로 활약했다.

최근 공개된 1차 예고편은 디스토피아적인 비주얼과 한층 빨라진 좀비 떼, 속도감 넘치는 액션으로 시선을 붙들었다. 그 덕분에 공개된 지 5일 만에 조회 수 1천만건을 넘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타워’ 김지훈 감독 신작 ‘싱크홀’도 올여름 개봉을 앞뒀다.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코미디물이다.

차승원이 홀로 아들을 키우며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는 청운빌라 주민 정만수를 연기했다. 김성균이 내 집 마련 꿈을 이뤘지만, 집과 함께 싱크홀에 갇히게 되는 비운의 가장 박동원 역을, 이광수가 직장 상사 박동원과 함께 싱크홀에 갇히게 되는 후배 김승현 역을 맡았다.

통상 여름철에는 재난 영화가 많이 개봉한다.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보며 더위를 식히기에 제격이어서다. 지난해 여름에는 조정석·임윤아 주연 재난 액션 코미디 ‘엑시트’가 개봉해 943만명을 불러모으며 여름 대전 승자가 됐다.

영화계 관계자는 “재난 영화들은 어려움에 직면한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극적으로 보여줘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면서 “다만, 재난 상황이 시대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