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의 징조로 보는 전조(前兆)현상은 자연의 섭리처럼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다만 사람이 이를 제때 알아채지 못해 사태가 커질 뿐이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 곤충의 이동을 보고 많은 인명을 살린 사례도 있다. 어떤 건물의 붕괴 전에는 이를 예고하는 조짐이 있다는 것은 사후 조사에서 자주 입증된다.

질병도 마찬가지다. 갑자기 병마가 덮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심각한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내 몸 안에는 그 징후가 나타나게 된다. 뇌졸중이면 어지러움이나 언어장애 등이 바로 전조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우리나라에 덮친 코로나 감염증은 우리 경제에 재앙급 타격을 입혔다. 실업급여 신청자가 무려 19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하루 평균 6천명이 넘는 실업자가 새로 생겨 대기업 하나가 매일 없어지는 것과 같다 하니 걱정이다. 코로나로 인한 비명소리도 연일 끊이질 않는다. 우리 경제성장률이 IMF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거라 한다. 나라 빚이 역대급인 1천700조원을 넘었다. 국민 1인당 몫이 1천410만원이다.

나라 경제가 풍전등화의 위기인데도 총선에 나선 정치권은 딴 나라 사람 같다. 나라 빚이야 많든 실업자가 양산되든 안중에 없는 모양새다.

오로지 당선만 된다면 세금은 얼마든지 퍼주어도 된다는 식이다. 대표적 케이스가 긴급재난금이다. 코로나 위기를 핑계로 처음에는 국민의 절반만 지원한다더니 지금은 전 국민에게 주겠단다.

대개 선거철이 되면 선심정책이 요동을 친다. 이번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무상급식과 반값 등록금, 무상보육 등이 이른바 선거 전리품이다.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나라 곳간이 텅 비어도 나 몰라라라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은 선거 망국론의 전조 아닌가.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