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3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마이 페르소나스’ 발표
“음악만 했던 신승훈으로 남고파”

싱어송라이터 신승훈 /도로시컴퍼니 제공

“30년 동안 음악의 외길을 걸어온 것에 후회는 안 합니다. 지금도 음악이 아주 좋아요. 영원히 사는 것보다는 영원히 남을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의미가 있죠.” 1990년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신승훈(54)은 가요사에 유일무이한 흔적을 남겼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아이 빌리브’ 등 그의 숱한 히트곡은 폭넓은 세대의 심금을 울리며 그에게 ‘국민 가수’, ‘발라드 황제’란 칭호를 안겼다.

이후 음악적 실험은 물론 후배 가수들의 멘토, 제작자 등 새로운 영역에도 도전하며 지평을 넓힌 그가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최근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만난 신승훈은 “이제는 ‘반환점’을 맞은 것 같다”며 쉴 틈 없이 달린 음악 여정을 돌이켰다. 8일 3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마이 페르소나스’(My Personas)를 발표하는 그는 “과거의 영광보다는 이 순간이 소중하고, 지금에 더 충실하고 싶다”고도 했다.

◇ “음악만 했던 나…30년쯤 하니 선 하나 그은 듯”

인터뷰에서 신승훈은 “음악도 했던 신승훈이 아니고 ‘음악만 했던’ 신승훈”이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만큼 신승훈의 음악 인생 30년은 빼곡한 기록으로 차 있다.

신승훈은 대전 은행동 카페 골목 통기타 가수로 시작해 데뷔 앨범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가요계에 등장했다.신승훈은 “올 한 해만큼은 가장 소중한 노래로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꼽고 싶다”며 “(데뷔곡을 발표한) 그날로부터 30년이 됐기 때문에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국민가수’란 별명답게 그는 숱한 기록을 썼다. 1집부터 7집까지 7장의 음반이 연속 밀리언셀러에 오르고 1천700만장에 달하는 총 누적 판매고를 올렸다. 정규 음반 10장이 연이어 골든디스크에 선정되기도 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직접 만든 음악으로 쌓아 올린 탑이다.

그는 “신인 시절 ‘남들은 몰라줘도, 점을 계속 찍다 보면 멀리서 보면 점이 연결돼 한 획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었다”며 “30년쯤 되고 나니 그래도 신승훈이라는 선을 하나 그은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 “노래 끝나면 받는 박수가 내 원동력…30주년 앨범, 분신 같은 음악들”

음악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시종 반듯한 이미지를 지킨 신승훈은 “일탈을 매일 꿈 꾸는데, 제가 그럴 사람이 못 되나 보다”라며 웃었다.

하지만 그의 음악 인생에 슬럼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이걸 진정성을 갖고 쓰는 건가’ 싶어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괴리감이 찾아올 때도 많았다고 한다.

최근엔 세종문화회관 공연을 포함해 데뷔 30주년 전국투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타격을 입기도 했다. 그는 “너무 아쉽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30년간 음악의 길을 지킬 수 있었던 원동력도 있었다.

신승훈 노래로 태교를 한 팬들이 아이 몫까지 티켓을 사서 함께 공연장에 온다.

그는 “의리 있는 팬들을 만났다”며 “그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으려고 꾸준히 곡을 썼다. 팬들에게 받은 편지에 대한 답장을 앨범으로 보냈다”고 전했다. “팬 여러분 너무 사랑한다고 꼭 써달라”는 부탁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