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서문시장 모처럼 활기…느슨해진 거리두기에 우려도
대구시 "시민 인내 한계…참여형 방역 준비"

지난달 17일 대구 지하철 출근길 모습(왼쪽). 이날 출근길 지하철 모습(오른쪽).
지난달 17일 대구 지하철 출근길 모습(왼쪽). 이날 출근길 지하철 모습(오른쪽).

 

"50일간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 두기에 지친 시민이 밖으로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대구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50일째인 7일 오전 출근길 지하철에서 만난 배모(65)씨는 얼굴을 마스크로 가렸지만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평소 돌보던 손자를 50여일 만에 보러 간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위축된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진 듯 대구 시민은 조심스럽게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여명가량으로 감소하면서 안도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

2월 21일 서문시장 모습(왼쪽)과 이달 6일 서문시장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2월 21일 서문시장 모습(왼쪽)과 이달 6일 서문시장 모습이 대조를 이룬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의료진이 근무 교대를 하는 시각, 맞은편 서문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었다.

한 상인은 "지난주부터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자 하나둘씩 가게 문을 열어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성로에도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한 카페 점주는 "31번 확진자가 나온 뒤 10일 정도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었지만 매출이 80% 감소했다"며 "지금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40% 안팎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수성구에 있는 인공호수인 수성못 오리배도 다시 움직였다.

두 자녀와 함께 오리배를 탄 이모(37) 씨는 "어린이집 휴원으로 아이들이 너무 답답해하는 것 같아 바람을 쐬려고 50일만에 처음으로 외출다운 외출을 했다"며 "평일에도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느슨해진 거리 두기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주말 동성로, 삼덕동 등지에서는 젊은 층이 자주 가는 주점에 줄을 서 입장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지난 주말 북적이는 대구 삼덕동 주점
지난 주말 북적이는 대구 삼덕동 주점

동성로에서 만난 신모(38) 씨는 "아직 수많은 환자와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을 생각하면 벌써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날 담화문에서 시민 참여형 방역 카드를 꺼냈다.

권영진 시장은 "오랜 자율통제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시민 피로감이 누적되고 인내가 이미 한계에 와 있다"며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당국 주도에서 시민 참여형 방역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우 대구시 감염병 관리지원단장도 "시민이 받아들일 수 있고 지속 가능한 방역 운동을 통해 생활 속에서 감염병 확산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전까지는) 사회적 거리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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