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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허대만 “꼭 당선돼 포항을 위해 일하겠다” 목청
통합당 김병욱 “당선 목표가 아니라 압승 목표” 기대감
무소속 박승호 “살아서 통합당으로 돌아가겠다” 각오

포항남·울릉 허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일 죽도시장 상인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4·15 총선의 전반부가 막 지났다. 지난 주말 도로변을 하얗게 물들인 벚꽃의 향연도 차츰 시들해져가는 분위기다. 따뜻해진 날씨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거리로 나온 유권자들의 눈길을 총선 후보들의 외침이 붙잡는다.

지난 5일 오후 포항 죽도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허대만 후보를 만났다. 행정구역상 죽도시장은 포항북 선거구지만, 많은 상인들과 손님들이 지역구 유권자다. 허 후보는 시장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일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허 후보의 장점은 지역에서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우물만 팠다는 점이다. 이를 반영한 듯, 상인과 시민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는 일이 많았다. “허대만 파이팅!”, “이번에는 한 번 돼 보소!” 등의 격려응원도 터져 나왔다.

다만, 일부 보수성향이 짙은 상인들은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이 시국에 왜 돌아다니면서 유세를 하냐”며 눈을 흘기기도 했다.

허 후보는 “이번 선거는 4(허대만)·4(김병욱)·2(박승호) 구도로 승리하는 것이 목표다. 김 후보는 미래통합당이 컷오프 한 다른 예비후보들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김병욱 후보의 표가 무소속이지만 포항시장을 재임해 인지도가 높은 박승호 후보 쪽으로 갈릴 경우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까지 1승 6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은 꼭 당선돼 포항을 위해 일하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병욱 미래통합당 후보가 5일 구룡포시장 일원에서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김병욱 미래통합당 후보가 5일 구룡포시장 일원에서 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미래통합당 김병욱 후보의 선거사무실은 활기가 넘쳤다. 김 후보는 정치 신인이지만 보수 텃밭에서 공천을 받은 것은 물론, 지역구 현역 의원이었던 박명재 의원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현역 프리미엄까지 안았다. 이날도 선거사무실을 찾은 박명재 총괄선대위원장은 “코로나19 관련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한 문의가 많다. 선거운동과 함께 이를 병행할 수 있는 창구를 개설하면 좋겠다”며 후보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은 ‘자전거 투어’다. 그는 “더 열심히 뛰는 수밖에 없다. 외각의 인구밀집도가 낮은 곳은 자전거를 타고 움직이면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유튜브 등을 통해 인지도를 키워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후보라는 강점도 내세운다. 김 후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Social Network Services)를 통한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트로트가수 영탁의 노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김 후보가 직접 개사해 부른 영상은 2만명 가까이 보기도 했다.

김 후보는 “당선이 목표가 아니라 압승이 목표”라고 자신했다. 그는 공천을 둘러싼 일부 잡음에 대해서는 “당의 후보 선정은 시대정신을 담고 있다. 제가 포항남·울릉 지역을 이끌 적임자이기 때문에 공천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호기를 부렸다. 이어 “한 분 한 분 시민들을 만나면서 더 확신이 생기고 있다. 젊은 정치인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을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무소속으로 나선 박승호 후보는 ‘인지도 선거’를 하고 있었다. 민선 4, 5기 포항시장을 지낸 박 후보는 자신의 인지도가 가장 높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철길숲을 돌며 박 후보가 시민들을 만나며 건넨 인사말은 “접니다”“당선돼서 복당하겠습니다” 등이었다. 공직을 떠난지 수년이 지났지만, 8년 동안 포항시정을 맡았던 만큼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몇몇 시민들은 아직도 “시장님”이라고 박 후보를 부르며 격려의 말을 건넸다

그는 시민들에게 “여론조사 1, 2, 3 등을 컷오프하고 정치 신인 2명의 경선을 진행해 공천을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송림숲, 큰동해시장 등에서도 연설하는 동안 공천의 억울함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박 후보의 한 수행비서는 “마이크만 잡으면 공천에 대한 억울함을 알리려고 목소리가 커지신다. 저녁이면 목이 쉬어서 말씀도 제대로 못 하실 정도”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해 게릴라식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박승호 무소속 후보가 5일 포항터미널에서 택시기사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안찬규기자
박승호 무소속 후보가 5일 포항터미널에서 택시기사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안찬규기자

박 후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선거운동이 원활하지 못해서 아직까지 제가 출마하는지 모르는 시민분들도 많다”면서 “시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공천의 부당함 등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무소속 출마를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꼭 살아서 미래통합당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항남·울릉 선거구는 포항철강공단을 중심으로 블루밸리국가산단 등 공단이 넓게 포진해 있으며, 상징성이 큰 독도와 울릉도를 끼고 있다. 선거구(남구 19만8천12명, 울릉 8천968명) 유권자 수는 20만여 명이며, 보수 성향이 짙다. 1995년 1월 1일 포항시 남구가 설치됨에 따라 이듬해 제15대 총선부터 포항시 남구·울릉군으로 선거구가 신설됐다.

역대 총선에서는 모두 미래통합당 전신인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새누리당 출신의 보수 후보가 압도적인 차이로 당선됐다. 최저 득표율이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형태 전 국회의원이 받은 41.24%였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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