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러햄 링컨은 대통령이 되자 내각 구성을 위해 각료들을 선택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비서관에게서 한 사람을 추천받았습니다. 그 사람 이름을 듣자 링컨은 그 자리에서 거절했습니다. 이유를 묻자 링컨이 의외의 말을 했습니다. “나는 그 사람 얼굴이 마음에 들지 않소.”

비서관은 기가 막힌 표정으로 반문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책임이 없지 않습니까? 얼굴이야 부모가 만들어 준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요?”

링컨이 말했습니다. “아니오. 뱃속에서 나올 때는 부모가 만든 얼굴이지만 그다음부터는 자신이 얼굴을 만드는 겁니다. 나이 마흔이 넘으면 모든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서울 강남에만 3천개가 넘는 성형외과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 시대가 링컨의 영향을 지나치게 받은 탓일까요? “부모님 날 낳으시고 원장님 날 만드셨네.” 어느 성형외과 현수막 광고가 한때 우리에게 웃음을 유발한 적도 있습니다. 나이 마흔 넘어 얼굴로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것은 고스란히 인격의 문제일 텐데, 사람들은 지름길을 원합니다. 쉽게 수술로 해결해 버리고픈 욕망을 누구도 막지 못합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우스꽝스러운 세금제도를 논의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미남세’ 잘 생긴 남자는 소득세를 2배로 물리자는 의견이었답니다.

2012년 일본 유명 경제 평론가인 모리나가 다쿠로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제안했습니다. 외모가 뛰어난 남성에게 세금을 중하게 물리고, 외모가 딸리는 남자들은 세금을 감면해 주면 못생긴 남성이 연애하기 쉬워져 결혼과 출산이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지요? 5명의 여성 배심원단에게 심사를 맡겨 1등급은 소득세를 2배, 이하 등급에 따라 소득세를 감면해 주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 세금제도는 탁상공론으로 끝나고 말았다고 하는군요. 기발한 상상에 박수를 쳐야 할지 웃어야 할지.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