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아직도 예측 불가능한 확산단계에 있는 상황 속에서 선거국면에 들어간 정치권에서 의료보험제도 공치사 다툼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유럽과 미국까지 번져 세계적으로 창궐하면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우리나라의 방역이 우수한 이유로 국민의무보험 형태인 의료보험 체계가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자 의료보험제도를 박정희가 만들었네, 김대중이 만들었네 하고 정치권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매우 혁신적인 의료보험 정책과 고용보험 정책을 통해 사회 안전망을 구축했다’고 언급했다. 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도 기자회견에서 “저는 1977년 우리나라에 도입된 의료보험 제도를 만든 당사자로서, 1989년 보건사회부 장관으로서 보험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한 사람으로서 감회가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 난리가 났다.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김홍걸 후보가 “지금의 ‘전국민건강보험’이 된 것은 김대중 정부 시절”이고, 의료보험관리공단과 의료비 본인부담 상한제도 김대중 정부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또 질병관리본부는 노무현 정부에서 만들어졌다”고 반박했다.

진실을 말하자면 이렇다. 한국의 전체 의료 인프라의 95%를 차지하는 민간 병·의원은 시설 및 서비스 경쟁을 벌여 왔다. 치열한 경쟁에서 실력으로 살아남은 의료진이 국가적인 보건 위기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진료비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쉽게 병원을 찾고, 의사는 많은 임상 경험으로 우수한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의료진들이 헌신성까지 갖췄으니 환상의 팀워크가 발휘되고 있는 셈이다. “관군이 밀리니 의병이 모인 것”이라는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의 말은 백번 옳다. 외국에다가 자랑하기에 바쁜 정부가 집단감염을 초래한 병원에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발표해 ‘토사구팽 아니냐’는 반발을 사는 행태를 보이는 것도 안 된다. 성과를 독차지해 권력을 훔칠 요량으로 공덕 쟁탈전이나 벌이는 정치권의 언행은 매우 부적절하다. 지금은 오로지 방역에 전력투구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