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해석’

말콤 글래드웰 지음·김영사 펴냄
인문·1만8천500원

‘타인의 해석’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 /김영사 제공
‘타인의 해석’(김영사)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아웃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57)의 6년 만의 신작이다.

이 책은 출간 즉시 미국 뉴욕타임스와 선데이타임스, 아마존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스 시카고트리뷴에 각각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말콤 글래드웰은 천재적인 글쓰기와 독보적인 통찰력으로 발표한 여섯 권의 책을 모두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올리면서 현존하는 최고의 경영저술가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워싱턴포스트, 뉴요커 기자로 일하면서 2005년 타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2008년 월스트리트저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10인’에 선정됐다.

말콤 글래드웰은‘타인의 해석(원제 Talking to Strangers)’을 통해 우리가 낯선 사람을 대할 때 범한 오류와 그로 인한 비극적 결말을 보여주고, 이 잘못된 전략의 수정을 제안한다. 책의 주제는‘소통과 이해’다.

책은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안다고 착각해서 비극에 빠진 여러 사례를 보여준다. 오류를 조목조목 짚은 다음, 그 이유를 인간 본성과 사회 통념에서 찾아내고, 타인의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말콤 글래드웰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있다. 사건은 백인 남자 경찰관이 샌드라 블랜드라는 흑인 여자 운전자의 차를 멈춰 세우면서 시작된다. 차선 변경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면서 몇 가지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담뱃불을 붙였다. 감정이 고조되고 입씨름은 거북할 만큼 장시간 이어진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경찰차 계기반 위에 설치된 비디오카메라에 녹화됐는데, 유튜브 영상은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경찰관이 샌드라 블랜드를 차 밖으로 끌어내는 장면에서 끝난다. 그로부터 사흘 뒤, 샌드라 블랜드는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비극의 시작은 “낯선 이와 이야기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가운데 낯선 이와의 대화가 틀어지면서”였다. 이처럼 최악의 결과는 아니더라도 타인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해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의 사례는 무수하다. 우리는 매일같이 타인과 만나고 그를 판단하고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전문 설계사와 상담한 후에 금융상품에 가입하고, 면접을 치러서 직원을 뽑는다. 그 펀드는 고수익을 냈는가? 면접 점수가 높았던 구직자가 더 능력 있는 팀원이었는가? 이 질문들에 하나라도 ‘아니오’라고 답한다면 당신도 타인을 파악하는 데 서툰 사람이다.

저자는 무엇보다 낯선 이를 해독하는 우리의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설렁설렁 훑어보고는 다른 사람의 심중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긴다. 낯선 이를 판단하는 기회를 덥석 잡아버린다. 물론 우리 자신한테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은 미묘하고 복잡하며 불가해하니까. 하지만 낯선 사람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낯선 사람은 일종의 위험입니다. 우리는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날 때 그 사람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친절한 사람인지 위험한 사람인지, 판단을 하지요. 하지만 정확한 판단은 불가능합니다. 우리는 그런 식의 판단을 내리는 데 굉장히 서툽니다. 하지만 또한 동시에 그런 약점이 있다고 해서 낯선 사람과 대면하는 걸 마냥 피할 수만은 없겠지요. 세상에서 아름답고 의미 있는 일들은 대부분 과감하게 다른 사람과 말을 터보면서 시작됩니다. 그 첫걸음은 마음을 열고 새로운 사람과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_서문. 한국의 독자들에게(14쪽) /윤희정기자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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