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가흥1동 직원에 봉투 전달
50대 기초생활수급자로 밝혀져
성금 100만원 사회복지모금회로

익명의 기부자가 전달한 성금.

[영주] 영주시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가 “코로나19 극복에 써달라”며 성금 100만 원을 기탁해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9시께 가흥1동 행정복지센터에 중증장애인 한 명이 다리를 절뚝거리며 들어왔다.

이 남성은 의자에 앉아 멈칫거리다가 10여분 뒤 주머니에서 5만원권 20장이 들어있는 봉투를 꺼내 직원에게 건넨 후 밖으로 나갔다.

봉투에는 ‘코로나19에 써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복지팀장이 곧장 그 남성을 따라 나가 이름을 밝혀달라고 요청했지만 그는 “코로나19 극복에 써주세요”라는 말만 남긴 채 자리를 떴다.

이 남성은 올해 53세인 A씨로 밝혀졌다.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형편이 넉넉하지 않지만 매달 수령하는 기초생활보장생계비 및 장애인연금을 조금씩 모아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중증장애인(심한 장애인)으로 거동이 힘들어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혼자 생활하고 있다.

손보람 주무관은 “가정형편도 넉넉치 않고, 몸이 많이 불편하신 분입니다. 걷은 것 조차도 힘드신 분이 아침 일찍 행정복지센터까지 오시느라 무척 힘드셨을 겁니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박종연 가흥1동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분이 있어 희망이 보인다”며 A씨의 성금 기탁에 감사했다.

A씨가 기탁한 성금 100만 원은 이날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됐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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