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TK민심 외면 비난에도
전국 4곳 공천 또다시 번복 소동
경주에 경선 패했던 김원길 낙점
황교안 대표 측근 평가돼 어수선
지역 유권자 “오만함 도 넘었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을 볼모로 잡은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무책임과 오만이 도를 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4·15 총선 공천을 둘러싸고 대구·경북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이 ‘무조건 꽂으면 당선된다’는 당의 인식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급기야 미래통합당은 후보 등록을 하루 앞둔 25일, 경주 지역 공천 결정을 번복하고 경선에서 패배한 김원길 후보를 단수공천하면서 스스로 비난을 자초했다. △서울 TK 낙하산 공천 △후보 돌려막기 △선거구 변경 가능성조차 고려하지 않은 막장 공천 등으로 지역 민심이 통합당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된 공천이었다.  

통합당 공관위는 25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부산 금정, 경북 경주, 경기 화성을, 경기 의왕·과천 등 4곳의 공천을 취소했다. 이에 공관위는 오후 회의를 열어 경주 공천자를 경선에서 패배한 김원길 후보를 단수추천하는 등 최고위 요구를 일부 수용했다. 

통합당 공관위 이석연 공관위원장 직무대행은 “경주는 최고위의 공천 무효 결정을 받아들여 김 후보를 단수추천한다”고 밝혔다. 경주지역 후보가 변경된 이유에 대해 그는 “최고위가 아니라 공관위에서 이의결정을 받아들여 논의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박병훈 전 경북도의원이 공천 탈락한 이유에 대해선 “최고위에 물어보라”고 답변을 피했고, 김 후보자 ‘A예비후보 매수 논란 등에 대해 고려했느냐는 질문에 “고려했다”고만 했다. 

다만, 경주에 공천을 받은 박병훈 전 경북도의원은 전과가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 중앙선대위 한 관계자는 “경주 후보는 교통사고 사망 전과와 선거법 위반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며 “4개 지역구는 본선 과정에서 네거티브 공격을 받을 수도 있어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통합당이 대구와 경북에 대한 공천을 마무리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 유권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통합당의 무책임과 오만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것이다. 

실제 통합당은 대구 달서갑에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두아 변호사를 단수 추천했지만 경선 지역으로 변경했고, 홍석준 후보가 승리했다. 또 경북 북부권을 확 바꾸는 선거구 획정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급하게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가 재공모하는 촌극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다. 대구와 경북에서는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의 사천 논란에 이어 황교안 대표의 사천 논란까지 불거진 상태다. 단수공천된 김원길 후보는 성균관대 출신으로 황 대표의 측근으로 뷴류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낙하산 공천, 후보 돌려막기 등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너무하다”며 “TK지역민들을 졸로 보지 않는다면 이렇게까지 무책임하게 할 수 있는 없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로 인해, 대구와 경북 정가에서는 ‘문재인 심판론’ 대신 ‘통합당 공천 및 황교안 심판론’ 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낸 홍준표 예비후보와 곽대훈 의원 등이 당 공천을 비판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지역민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통합당을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인사는 “이번 총선에서 통합당에 경고의 메시지를 던질 필요가 있다”며 “차라리 무소속 후보나 민주당 후보를 찍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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