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종 환

마른바람이 모래언덕을 끌고 대륙을 건너는

타클라마칸 그곳만 사막이 아니다

황무지가 끝없이 이어지는 시대도 사막이다

저마다 마음을 두껍고 둔탁하게 바꾸고

여리고 여린 잎들도 마침내 가시가 되어

견디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곳

그곳도 사막이다

우리 안에도 선인장 가시 같은 것이 자라나

여차하면 남을 찌르고 내게 날카로워지는데

뜨거움은 있으나 서늘한 숨결은 없지 않는가

오직 전속력으로 그곳을 벗어나고자 하는 곳

연민도 눈물도 없이 사는 이곳도 사막 아닌가

눈 줄 데 없는 황량하고 메마른 풍경 속에서

모두 다 카우보이가 되어버린

시인은 타클라마칸 사막만 사막이 아니라고 말하며 황무지 같은 우리 시대가 사막이라고 한탄하고 있음을 본다. 저마다 아집과 단절의 벽을 쌓고 여차하면 남에게 상처를 주는 곳, 뜨거움보다 서늘한 숨결이 있는 곳, 연민도 눈물도 없는 우리 시대가 황폐하고 생명이 멸절되어가는 사막이라고 개탄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