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노출 후 30분 이내 응급상태로… 아나필락시스 쇼크의 위험성

#. 초등학교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던 다정이(가명)는 친구가 준 땅콩 초코바를 먹고 나서 갑자기 얼굴이 붉어지고 붓기 시작했다. 이어 숨쉬기 힘들다면서 어지러움을 호소했고, 급기야 그 자리에서 구토 증상까지 보였다. 담임교사가 즉시 119에 신고해 다정이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의사는 다정이 부모에게 땅콩 알레르기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유·견과류·갑각류·밀가루 등
특정음식 먹고 먹고 전신 두드러기
운동 등도 유발… 질식사 우려도
소아·청소년 특히 초기대응 중요
학교 등 긴밀한 정보 공유 필요

새 학기가 다가오면서 아나필락시스에 대한 주의가 높아지고 있다. 아나필락시스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에 노출된 후 온몸에 빠르게 발생하는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다. 급성 중증 알레르기 질환인 아나필락시스는 새로운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고, 알고 있던 원인으로 인해서 재발하기도 한다.

아나필락시스의 주요 증상으로는 피부나 점막에 가려움증과 발적, 홍조, 홍반, 두드러기, 부종이다. 또 호흡곤란과 천명, 청색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구토나 복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일부 어린이들에서는 심한 발작과 감각상실, 의식 소실 등 심각한 증상이 발현된다. 신속하게 조치하지 않으면 생명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국내 아나필락시스 레지스트리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아나필락시스의 주요 원인은 당연히 식품이다. 백분율 중 무려 85%를 차지한다. 계란이나 우유, 땅콩, 호두 등 견과류와 밀, 키위, 갑각류 등이 주요 원인 식품이다. 7% 정도는 진통소염제나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을 통해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나기도 한다. 드물게 운동 전이나 운동 후 먹은 특정 음식 때문에 아나필락시스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증상 발현 시간은 소아·청소년의 경우 원인물질에 노출된 후 10분 이내가 53%로 가장 많았다. 30분 이내로 범위를 늘리면 무려 76%나 된다. 무엇보다 초기 대응이 중요한 대목이다.

대부분 집에서 증상이 나타나지만,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학교, 식당 등 음식을 섭취하는 모든 곳에서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변 성인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아나필락시스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아이와 부모, 학교를 비롯한 사회 구성원들의 긴밀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 먼저 학부모는 아이가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과 원인 식품 혹은 약물, 증상 등등을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제공해야 한다.

아이가 평소 생활하는 공간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교사는 보건실 등에 에피네프린이 보관돼 있는지 확인하는 게 필수다. 에피네프린 근육주사는 아나필락시스로 인한 생명의 위협에서 환자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로,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구매할 수 있다.

또 학부모와 교사는 에피네프린 즉시 주사를 위한 사전동의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야 한다. 미리 급식표와 간식의 성분을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도 있으며, 교사의 경우 동급생들에게도 알레르기에 대한 사실을 지속적으로 전달,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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