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 31번 확진자 발생 이후
8일 만에 전체 신도 명단 확보
각 지자체별로 전달해 신속 조치
일각서 “7만명 되는 수료자 빠져
실제 방역에 도움 될지” 의문도

더욱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슈퍼 진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신천지 교회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26일 “신천지 측으로부터 약 21만2천명의 전체 신도 명단을 확보했다”며 “각 지자체별로 명단을 전달하고 이에 따른 조치를 신속히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천지 교회가 전체 신도 명단을 공개한 것은 지난 18일 31번 확진자 이후 8일 만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보안을 전제로 이를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에서 지방자치단체로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신천지 측은 ‘신상 정보 유출’을 거론하며 전체 명단 공개를 거부했었다. 26일 현재도 경기도와 울산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명단 공개’를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신천지 교회가 명단 공개를 거부하는 동안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또 서울과 경기, 광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신천지 신도와 연관된 확진자가 생겼다.

급기야 경기 남양주시는 신천지 교인이며 자가격리 대상자였던 대구 출신의 70대 부부가 춘천을 거쳐 남양주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해당 부부는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26일 신천지 측이 제출한 신도 명단이 사실이 아닐 경우다. 실제로 지난 23일 입장발표에서 신자수를 24만5천명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신천지가 발표한 24만5천명에서 해외신자 3만여명을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명단에 7만명 가까이 되는 수료자 명단이 빠져 있어 실제로 방역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전문가는 “신천지는 지난 1월 12일 이른바 유월절 기념예배 정기총회에서 지난해 말 기준 신자를 23만9천353명으로 전년보다 3만6천454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7만명 가까이가 수료를 마친 입교대기자들로 최종 입교까지 오랜 시간을 센터강의자들과 밀접한 접촉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도 좁은 공간에서 다수가 밀집해 기도를 하는 예배 방식이 코로나19 감염과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아직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 내 코로나19 환자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경기도는 지난 25일 역학조사관 2명과 역학조사 지원인력 25명,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2명 등 총 40명을 투입해 신천지 교회에 대한 강제역학조사를 진행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2개 중대 150여명과 소방차량도 건물 주변에서 대기했다. 이재명 지사도 직접 현장을 찾아 “신자 명단을 확보할 때까지 철수하지 말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조사팀은 이후 조사 시작 6시간만인 오후 4시 30분께 경기도 거주 신천지 신도 3만3천582명과 16일 과천 예배에 참석했던 신도 9천930명의 명단을 입수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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