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기 대구·경북에 이웃 배려 성숙한 시민운동 확산일로
외출 자제·착한 건물주·재고 음식 팔아주기 등 큰 활력소 역할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힘내라~ 대구·경북’ 응원도 쏟아져

코로나 19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 지역민들이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6일 오후 지역 곳곳에 응원 문구가 적힌 가로 펼침막이 게시된 가운데 대구시 수성구에 지역 종교계에서 게시한 가로 펼침막이 걸려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대구·경북 시도민들 스스로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시민운동에 불을 붙였다. 전국에서 일고 있는 ‘#힘내라 대구·경북’에 힘입어 재난 앞에 하나가 된 지역민들의 정신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현재 대구·경북 시도민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 생활화를 비롯한 셀프 자가격리는 물론, ‘고담도시 대구’라는 해괴한 말이 나올 정도로 외출을 자제하는 등 시민의식을 실천하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상황을 고려해 임대료를 깎아주는 ‘착한 건물주’가 확산되고 있고, 문 닫은 가게에 ‘격려 포스트잇 붙이기’, ‘음식점 재고처리 돕기’ 등 따뜻한 연대를 이끌어 내는 희망백신이 쏟아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지역 방역작업에 나서는가 하면 2주간 선거운동을 자제하고 자가격리를 통한 확산을 막자는 시민운동을 제안하며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여기에다 소셜미디어와 블로그 등에는 ‘#힘내요 DAEGU’, ‘#힘내라 대구·경북’ 등 해시태그를 달고 “대구는 위기에 더욱 강해져요. 힘내라 대구야~~!!”, “힘내라! 대구, 힘내라! 경북”, “힘내세요~! 다 같이 힘내요” 등의 내용으로 응원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시도민들의 이같은 위기 극복의지가 발호된 것은 지난주 코로나 확산에 따라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제안한 ‘이동 자제’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여 ‘외출 자제’로 확대시켰다.

이로 인해 일부 언론에서는 텅빈 거리의 모습을 두고 ‘고담도시 대구’라는 악평을 쏟았지만, 사실은 지역민들이 스스로 코로나19를 전염시키지 않겠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곡해했을 뿐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임대료를 깎아 주는 등 힘을 보태주는 ‘착한 건물주’도 잇따라 등장했다. 대구 서문시장 한 건물주는 임차인들에게 한 달간 월세를 받지 않기로 했다. 중구의 한 건물주도 업주 3∼4명이 휴업하기로 하자 휴업 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북구의 한 건물주는 월세를 20% 삭감하겠다는 안내문을 입구에 부착했을 정도다.

코로나19 확진 환자 방문으로 인해 휴업한 매장에는 이를 모르고 방문한 시도민들이 ‘사장님 힘내세요’라거나 ‘문 열면 꼭 다시오겠다’, ‘손해본만큼 매출 쭉쭉’등 콧잔등 시큰한 감동의 글로 응원했다.

심지어 대구의 한 육회집에 120인분 재료가 남아있다는 글이 SNS에 올라오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대구 시민들이 해당 가게에서 남은 음식을 사기 시작했고 쓰레기가 될뻔했던 음식 재료가 2시간 만에 소진됐다. 업주는 문자나 전화를 해준 시민들에게 “감사하게도 매진됐다”며 오히려 반대로 문자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

이런 기적은 어려운 소상인의 글을 서로서로 옮기면서 카페와 과일가게로 도미노처럼 번져가는 등 선진화된 대구시민 의식이 이어지는 분위기를 보였다.

한 세차업체는 생업 운전자를 위해 무료 차량 살균 봉사를 시작했고 쌀국수 업체는 쌀국수 값 대신 마스크를 받아 손님 이름으로 저소득층 가정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시도민들의 하나 된 모습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지역 예비후보 중 통합당 박성민·김재수·조지연 예비후보 등은 지역을 돌며 방역활동에 참여했고 통합당 박준섭 예비후보는 선거운동 2주간 중단 자가격리 시민운동과 상가임대료 인하 운동에 나서고 통합당 이인선 예비후보는 코로나19 예방법을 카드뉴스로 만들어 SNS 홍보를 하면서 동참했다.

한편 대구·경북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82명 추가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오전 9시 대비 115명 증가한 1천261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환자 가운데 대구·경북 환자는 82명이고 대구 33명, 경북 49명이 각각 추가됐다.

확진자 중 사망자는 12명이다. 12번째 사망자는 74세 남성으로 신천지대구교회 교인이다. 이달 14일 발병해 19일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확진됐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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