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15명 31번째 환자와 접촉
14명은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
교인수 8천명 추정돼 확진 ‘우려’

대구·경북에서 하루 사이에 코로나 19 확진자 18명(19일 오후 4시 기준)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지역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19일 오후 31번 확진자와 접촉해 1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을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ameil.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추가 확진자가 다수 나오면서, ‘슈퍼전파자’의 출현이 현실화됐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31번 환자(여·대구 서구)가 방문한 교회에서 ‘슈퍼전파’ 사건이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교회 전체에 대한 선별검사와 진단검사를 시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하나의 공간에서 31번 환자를 포함해 다수가 발생한 것은 그곳에서 대규모 (감염원)노출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교회에서 어떤 공간에, 어떤 날짜에 노출이 됐는지에 대해 조사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슈퍼전파자’는 동일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다른 환자에 비해 특별히 많은 2차 접촉 감염을 일으키는 환자를 말한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모두 51명이다. 이 중에서 15명이 지난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째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4명은 31번 확진자와 같은 신천지 대구교회에 다닌 신도들이었다. 1명은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해 있던 새로난한방병원 검진센터 직원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31번 환자는 이달 7일 오한 증상이 있었고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전부터 이달 17일 격리될 때까지 열흘 동안 대구 시내의 한방병원, 교회, 호텔 등 곳곳을 다녔다”고 설명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1번째 환자는 지난 6일 대구 서구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이튿날 수성구 범어동의 새로난한방병원 4인실에 입원했다. 입원 전인 지난 6∼7일에는 동구에 소재한 자신의 직장 씨클럽에 출근했다. 일요일인 지난 9일과 16일에는 남구 소재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에 참석했으며 15일에는 동구 소재 퀸벨호텔에서 지인과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서울 강남에 있는 소속 회사의 본사 건물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17일 오후 3시30분께 발열과 폐렴 등 증세로 대구 수성구 보건소를 찾았다가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됐다. 더욱이 31번째 환자는 지난 10일 발열이 계속되면서 병원 측의 코로나19 검사를 제의받았지만,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31번째 환자가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볼 당시 동석한 교인이 1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확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현재 이 교회에 전체 교인 수는 8천명 가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구시 보건당국 관계자는 “31번 확진자가 증상이 심했을 때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이 많다면 앞으로도 추가 확진자가 더 나올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밀접 접촉자를 최대한 신속하게 찾아내 검사를 진행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코로나19를 다수에게 전파한 것으로 알려진 31번째 확진 환자를 ‘슈퍼전파자’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정부는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알 수 있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중수본 노홍인 총괄책임자는 “현재 경로 추적 등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원을 먼저 찾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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