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종 영

누가 저리 울어

밤새워 하얀 무명 손수건을

걸어놨을까

사월의 아침 햇살을 타고

새떼들 날아간

푸르른 창공에

순결한 목숨인양 피어난 목련꽃 송이

가슴에 보듬으면 흰 적삼자락 고운 눈물이 밸까

누가 울다 지쳐

저리도 하얗게 타는 마음을 소복소복 풀어 놨을까

접동새 목메어 울고

눈이 시리도록 꽃피고 지던 마을

빈 나뭇가지 가슴 붉은 이 산하에

아직은 시린 사월, 햇살 아래 하얗게 목련이 피어오른 아침 시인은 이 땅의 민주화와 자유를 위해 피 흘린 청년 학도들의 고귀한 희생을 떠올리고 있다. 목련꽃같이 순결한 목숨이 뚝뚝 떨어져 간 날 접동새 목메어 울고 눈 시리도록 꽃피고 지던 마을, 빈 나뭇가지 가슴 붉은 이 산하를 떠올리며 그들의 고결한 희생을 추념하고 있는 시인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