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바이러스의 대공습이 시작됐다.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에 갇혔다. 사스, 메르스 등 과거의 바이러스들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예방백신이나 치료 약은 없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못 보던 변종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의료 과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인류 과학 기술은 바이러스의 진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그때서야 인간들은 야단법석이다. 우한 폐렴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러다 국가봉쇄령이 내려지지 않을지 이미 바이러스의 공포는 경제성만 따지는 돈벌레 인간을 이겼다.

바이러스들이 인간이 가진 단어 중에서 제일 우습게 생각하는 단어는 면역력이다. 이 단어가 사어(死語)가 되기 전에 그 뜻을 적어본다. “사람이나 동물의 몸 안에 병원균이나 독소 등의 항원(元)이 공격할 때, 이에 저항하는 능력”. 그런데 적어보니 얼마나 인간 위주의 이기적인 단어인지 얼굴이 화끈거린다. 또 이 말만 보면 인간은 방어만 하는 존재라는 착각마저 든다. 인간이 면역력을 가졌다면 바이러스는 내성(耐性)이라는 힘을 가지고 있다. 과연 이 둘을 비교한다면 어느 것이 강할까? 우한 폐렴만 봐도 내성이 훨씬 더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바이러스가 공포로 느껴지는 이유이다.

문제는 지금이 아니다. 인류 문명이 현재처럼 인간 편의로만 흐른다면 가까운 때에 상상도 못 할 바이러스의 대공습에 인류는 초토화될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재난 영화처럼 지하로 숨어들어 살아야 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그러기 전에 인류는 인간만을 위한 이기적인 발전을 멈춰야 한다. 인간 간의 상생을 넘어 자연과의 상생을 위한 방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교육뿐이다. 교육만이 대위기에 처한 인류의 희망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교육다운 교육을 해야 한다. 이것은 선택사항이 아닌 인류 생존을 위한 필수 의무사항이다. 교육다운 교육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안다. 인간을 인간답게 키우는 교육이 바로 그것이다. 인간다운 인간이란 인성교육 핵심 덕목에 잘 나와 있다.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교육이 이 덕목들만 학생들에게 잘 인지시키고, 학생들이 실생활에서 이들만 정확하게 실천한다면 세계는 이토록 혼란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나라에는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할 교사가 없다는 것이다. 학교 교실에서 교사가 진지하게 인성 이야기를 한다면 학생들은 어떤 반응일까?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할 교사도 없지만, 듣는 척이라도 해줄 학생은 더 없다. 시험과 성적이 교육 전부라고 생각하는 교사들을 학생들은 신뢰하지 않은 지 오래다.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교육이 더 무너지기 전에 교육을 살려야 한다. 그 시작은 교사 재교육이며, 그 방법은 인성교육이다. 과연 이 나라 교사들의 인성 지수는 얼마나 될까? 교사들이 먼저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인성의 사표(師表)가 된다면 교사들에게 등을 돌렸던 학생들도 다시 신뢰의 눈으로 교사를 볼 것이다. 그 순간이 바로 바이러스가 대공습을 멈추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