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시·수성구·교육청 참여
농업마이스터고 수영장 준공 후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업체 선정
위탁운영 업체 3월부터 개장에
비싼 이용료·강습료 책정 ‘비난’
고가입찰 따른 수익 보장 이유
공공수영장 건립 취지 무색

대구교육청의 ‘무능’과 대구 수성구의 ‘무관심’이 지역 주민의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8일 대구 수성구의회와 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구 농업마이스터고에는 주민을 위한 수영장이 준공됐다.

대구 농업마이스터고 수영장은 교육부 예산 30억원과 대구시 예산 18억원, 수성구 예산 14억3천만원, 대구교육청 예산 2억3천만원 등 총 64억6천만원이 투입됐다. 개장 예정일은 오는 3월 1일이며, 최고가 입찰 방식을 통해 결정된 A업체가 2023년 2월 28일까지 위탁운영한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A업체의 수영장 이용료와 강습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입장이다. A업체는 수영장의 한 달 강습비(주 5일)로 13만원을 책정했다. 반면, 지난 2019년 개장한 달서구의 새본리중 수영장은 8만7천원에 불과하다. 또 지난 2003년 개장한 학생문화센터 수영장의 강습비는 8만5천원이며 남구의 대봉초 수영장 강습비는 10만9천원이다. 이외에도 서구의 평리중 수영장과 동구의 동촌초등학수 수영장 강습비도 각각 10만원과 9만9천원에 불과하다. 인근 사설 수영장의 강습료 15만원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대구 농업마이스터고가 위치한 시지 지역의 주민들은 “국민 세금으로 건설한 공공 수영장의 강습료가 사설 수영장과 맞먹도록 돼있다”며 “대구 교육청과 관할 구청이 국민세금으로 장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의 무능과 수성구청의 무관심이 이 같은 사태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 관계자는 “지역 주민의 수영장 강습료 민원이 제기돼 교육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성과는 없다”면서 “최고가 입찰로 위탁 운영을 맡은 A업체의 수익도 보장해야 한다는 교육청의 이야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30일 교육청 담당자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뚜렷한 해결점은 여전히 찾지 못하는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현직 구청장의 업무 연속성과 무관심이 문제를 키웠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정권 구의원은 “대구 농업마이스터고 수영장은 김부겸 의원의 공약사항으로 추진됐다”면서 “사업 확정 당시 ‘수성구청이 수영장 운영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공문 등에 표기해 교육청에 전달했다. 하지만 현재 수성구청은 수영장 운영 의사를 포기하고 교육청이 위탁 등의 방법으로 운영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다. 박정권 구의원은 “대구교육청이 책정한 위탁업체 연간사용료 예정가는 2억3천만원이었지만, 실제 A업체의 연간사용료 입찰가는 3억9천300만원이었다”면서 “최고가 입찰로 진행된 과다한 연간사용료 입찰이 강습비의 상승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구교육청은 위탁업체와 계약을 진행하면서 견제장치를 만들지 않았다. 실제로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계약서에는 강습비 책정에 대한 부분이 없다”면서 “법령이나 조례, 계약서상으로 위탁업체의 강습지 책정에 관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교육청과 대구 수성구는 오는 30일 대구 농업마이스터고 수영장 강습비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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