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공공병원 건립사업' 공약 마련 과정 등 조사

송철호 울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송철호(71) 울산시장을 20일 처음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이번 의혹 사건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송 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송 시장을 상대로 2018년 6·13 지방선거 때 공공병원 건립사업 등 자신의 핵심 공약이 마련되는 과정과 청와대 등 여권의 지원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방선거에서 송 시장이 당선될 수 있도록 청와대가 선거 공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경찰에 자유한국당 소속이던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벌이도록 한 것으로 의심한다.

이와 관련, 송 시장은 2018년 1월 송병기(58) 울산시 경제부시장, 정모(54) 정무특보 등 선거 준비 모임인 '공업탑 기획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장환석(59) 당시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이 이 자리에서 울산시장 선거 공약을 논의했고, 장 전 행정관 등은 송 시장 선거 공약 설계를 도왔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송 부시장과 정 정무특보, 장 전 행정관 등은 여러 차례 불러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송 시장은 2018년 4월 임동호(52)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제치고 경선 없이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 검찰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친구인 송 시장이 공천을 받고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도록 부당하게 도움을 줬는지 살피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일에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고문단 활동내역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송 시장은 울산시장 선거를 준비하던 2017년 12월 균형발전위 고문으로 위촉됐다.

균형발전위는 지역 간 불균형 해소와 국가균형발전 정책 수행을 위해 만들어진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다. 기획재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부처 장관들이 대거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한다.

검찰은 여권 인사들이 함께 참여한 고문단을 통해 송 시장이 공약 수립과 이행에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단서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시장은 그간 검찰 수사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면서도 검찰 조사 이후 해명을 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앞서 그는 "펑펑 내리는 눈이 좀체 그칠 기미가 안 보인다"며 "눈이 좀 그친다면 시민 여러분에게 눈을 치우는 심정으로 소상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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