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석 정
한 이파리
또 한 이파리
시나브로 지는
지치도록 흰 복사꽃을
꽃잎마다
지는 꽃잎마다
곱다랗게 자꾸만
감기는 서러운 서러운 연륜을
늙으신 아버지의
기침 소리랑
곤때 가신 지 오랜 아내랑
어리디 어린 손주랑 사는 곳
버리고 온 ‘생활’이며
나의 벅차던 청춘이
아직도 되살아 있는
고향인 성만 싶어 밤을 새운다
..
고향을 그리는 시인의 절절한 목소리를 듣는다. 복사꽃 지는 고향마을에는 늙은 아버지와 오랜 아내와 손자가 살아있고, 꿈 많았던 청춘의 시간이 녹아 있는 곳이다. 왠지 모를 서러움이 가슴 가득 차오르는 그리운 곳이 고향이다. 간절히 고향을 그리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의 시 정신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