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경영연구원 ‘미국 철강사 실적 둔화 배경과 향후 전망’보고서
AK스틸 등 주요 철강사 시가총액, 3년전과 비교하면 최대 55% 하락

미국 철강산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반에는 호황을 누리다가 후반부 들어 더 큰 추락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중무역분쟁과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강력한 보호무역정책이 철강 수요산업에 오히려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분석한 ‘미국 철강사 실적 둔화의 배경과 향후 전망’보고서를 9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주요 철강사의 시가총액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16년 11월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고로사인 US스틸과 AK스틸을 중심으로 급등한 이후 하락세로 전환됐고 지난해 11월 현재 3년전과 비교해 33%, 55% 하락했다.

전기로 중심의 미니밀로 철강을 생산하는 누코(Nucor)사와 스틸 다이내믹스(Steel Dynamics)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안정적으로 상승했지만 지난해 11월 기준 당선 시점 대비 5%정도 밖에 증가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추진한 세율 인하 등 내수 촉진 경제정책은 성과를 보였으나, 미·중 무역분쟁, USMCA 비준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증가함에 따라 투자와 생산활동이 위축되면서 이전의 정책효과가 퇴색했다.

하지만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다수를 차지하면서 추가적인 투자부양책도 시행하지 못했다.

미국 내 철강제품 가격도 2018년 반짝 호황을 누렸다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열연제품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 2018년 7월 t당 1천8달러로 최고치를 보였지만, 작년 9월 기준 t당 546달러로 고점 대비 46% 가량 하락했다.

t당 546달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열연제품 가격인 504달러와도 42달러밖에 차이나지 않는 가격이다. 2018년 7월 최대 375달러 차이가 났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것이다.

이상학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대표적 수요산업인 건설은 중기적으로 상승세지만 2019년 중반 이후 하락기에 진입했고, 자동차도 횡보 추세에서 2017년 하반기 이후 판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철강수요의 단기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이고 향후 수요산업의 전망에 따라 판재류, 봉형강류 등 제품별 시황 전망도 차별화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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