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풍면 해발 400m 청정고산지대서
납작하게 말리고 숙성된 ‘명품 곶감’
투명한 빛깔에 고당도·고품질 자랑
예천 특산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

임금님께 진상한 곶감 은풍준시. /예천군 제공

[예천] “올 설 선물은 임금님께 진상한 곶감 은풍준시로 준비해 보세요.”

설을 앞두고 해발 400m 청정 고산지대에 자리를 잡은 예천군 은풍면 동사리(은풍준시 마을)에는 요즈음 명품 곶감을 말리고 숙성하고 포장하는 주민 손길이 바쁘다.

준시는 꼬챙이에 꿰지 않고 납작하게 말린 감을 말한다.

은풍준시는 당도가 매우 높고 맛이 좋아 소비자에게 인기를 끈다.

동사리 27가구가 22㏊에 감 농사를 짓는다. 곶감 생산량은 2015년 29t(판매 금액 12억원), 2016년 25t(11억원), 2017년 37t(17억원), 2018년 31t(14억원), 2019년 40t(20억원)에 이른다.

발그스레하고 투명한 빛깔의 신비스러움과 뛰어난 맛으로 조선 숙종 임금께 진상했다고 한다.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 저술을 정리한 여유당 전서 1권 시문집 내용 가운데 임금이 준비한 만찬에 “은풍준시는 뽀얗게 서리 앉았고”라는 기록이 있다.

임금이 신하에게 내린 요리상에 한자리를 차지한 것을 보면 특별한 진상품임이 분명하다.

은풍준시 감나무는 일반 감나무와는 다른 특별한 성질을 띤다.

그 원목은 접목한 흔적이 없는 저절로 나서 자란 나무다. 몇백 년 된 자생 원종 나무는 사라호 태풍으로 사라져 없어졌고, 그 아들 나무가 성목이 돼 뿌리에서 손자 나무를 두고 있다.

일반 감나무는 베내고 새싹이 나면 고욤나무로 변하나 이 감나무는 원래 성질을 잃지 않는다.

또 다른 나무에 접목이 되지 않아 다른 곳에서는 이 나무를 볼 수가 없다.

심지어 바로 옆 동네에다 옮겨 심어도 감이 열리지 않는다고 하니 신기하다. 또한 과일 모양은 행운을 상징하는 클로버잎형 사각이다.

감 씨에 배아(胚芽)가 없고 감 하나에 씨도 겨우 1∼2개로 형체만 있어 아주 특이하다.

옛부터 건조도 꼬챙이에 꿰지 않고 납작하게 눌러서 말리는 특별한 방법을 쓴다.

은풍준시는 10월에 딴 감을 깎아 곶감으로 만들기까지 80일가량 걸린다.

건조대에서 40∼60일 말린 감은 2차로 2∼3일마다 아침에 널고 저녁에 거둬들이는 과정을 7∼8번 되풀이한다. 그래야 비로소 수분 함량 40∼50%에 이르는 은풍준시가 된다.

일본강점기에는 일본 상인들이 상품 가치를 탐내어 생산한 준시 대부분을 사들여 갔다.

은평준시는 비타민이 사과 8∼10배 정도 풍부하다.

육질이 유연하고 50브릭스 이상 당질로서 포도당과 과당 함유량이 많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해 피부 미용, 고혈압과 감기 예방에 효능이 뛰어나다고 한다.

해마다 설 명절 때 물량이 부족해 주문량을 모두 소화하지 못한 은풍준시는 인공수분 기술 보급으로 생산량이 늘며 예천 특산물로 자리매김했다.

부산 벡스코에서 최근 열린 대한민국 대표 과일 산업대전에서는 우수상을 받아 명품 곶감 명성을 입증했다.

장덕기 은풍준시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소비자 기호에 맞고 크기에 따라 곶감 포장을 다양하게 한다”며 “많은 사람이 쉽게 맛볼 수 있게 고품질 제품을 생산해 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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