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만명이 찾던 포항 상옥썰매장, 얼음 얼지 않아 발길 끊겨
인건비·부대비용 적자 쌓이고 지역농산물 판매에도 큰 지장 ‘울상’

최근 얼음이 얼지 않아 개점휴업에 들어간 포항 상옥 얼음 썰매장의 모습.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12년간 해마다 2만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던 포항 상옥 썰매장이 올겨울들어 얼음이 얼지 않아 개점 휴업 상태를 맞고 있다. 특히 이곳 마을주민들은 썰매장과 함께 친환경 농산물 판매장을 운영해 왔으나 방문객이 끊어지며 농가소득마저 줄어 울상이다.

8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포항시 최고 오지마을인 죽장면 상옥리 ‘스마일빌리지상옥 얼음 썰매장(이하 썰매장)’이 지난 4일부터 이상고온으로 얼음이 녹아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당초 썰매장은 상옥슬로우시티추진위원회가 관리하는 친환경농업지구내 1만㎡ 논에 지난 2008년 조성됐다. 대여 썰매 수도 1천500개에서 올해 500개가 늘어나 모두 2천개에 달한다.

더욱이 농가법인에서는 200만원을 들여 기존의 녹색체험관에 있던 매점을 썰매장 바로 옆으로 옮겨 새패널부스 형태로 시공하는 등 손님 맞이에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평년에는 고지대에 위치한 상옥지역은 겨울철 평균기온이 영하 10∼15℃를 기록하며 얼음두께가 10㎝ 이상 형성돼 자연적으로 최적의 썰매장이 만들어졌던 것과 달리, 올해는 2∼5℃의 다소 따뜻한 날씨 분포가 계속이어져 아예 얼음조차 생기지 않았다.

상옥슬로우시티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예년에는 1일 기준 평일 100∼200명, 주말 1천명 이상의 방문객이 들렀지만, 현재 많아야 10명 안팎의 방문객만이 찾고 있다. 더욱이 썰매장 매표소와 관리인원으로 5∼7명의 직원을 고용한 상태인데, 인건비와 기타 부대비용을 포함해 하루 적자만해도 60만원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자 방문객들이 들르며 사가던 상옥지역 대표 농산물인 사과와 토마토 판매도 지장을 받고 있다. 매해 평균 1천만원의 판매수익을 올렸지만 올해는 판매금액이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

주민들은 올해는 물론, 향후에도 온난화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높아 자칫 썰매장 운영자체가 불가능해 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

박종태 스마일빌리지상옥 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여름에는 토마토, 겨울에는 사과가 주로 판매되는데 겨울철 썰매장은 우리에게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성수기”라며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주로 찾아와 추억을 쌓던 이곳이 온난화로 인해 얼음이 생기지 않아 앞으로의 운영이 심히 고민된다”고 말했다.

한편, 상옥 썰매장은 기존에는 논으로 활용되며 벼가 재배되다가 수확기인 10월말이 지나 휴지기에 들어가면 활용된다. 통상 운영기간은 12월 10일부터 다음해 2월 초까지고 빙질 상태에 따라 2월말까지 운영되기도 한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