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의 상생·협력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2020년 신년 해맞이 행사를 포항 호미곶에서 함께 했다. 매년 자치단체별로 치러지던 신년 해맞이 행사가 올해는 두 단체가 공동으로 진행한 것이다. 호미곶 행사를 끝낸 두 단체장은 이어서 대구 앞산 충혼탑을 방문, 대구지역 구청장 등 80여 간부 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참배도 함께 올렸다. 단순히 신년 해맞이 행사의 공동 의미를 넘어 두 단체장이 보여준 신년 행보는 올해 대구경북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이 지사는 대구경북 통합론을 공식, 제안했다. 그것도 두 차례 걸친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론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통합단체장을 뽑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내놨다. 대구 경북이 통합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칠 만큼 많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과제도 첩첩산중이다. 그래서 두 단체장의 신년 행보는 통합이라는 결과보다는 지금은 상생과 협력이라는 과정에 더 무게를 둔 걸음으로 보아야 한다. 대구와 경북이 경쟁을 벌이기보다는 상호 협력해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대구경북의 발전을 견인하자는 뜻이다. 특히 입지 결정을 앞두고 있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은 두 단체의 통합 상생론에 큰 모티브를 제공했다. 통합 신공항의 성공은 대구와 경북이 함께 세계로 뻗어나가는 동력이 된다는 인식이다. 어느 한쪽이 유리하다고 고집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지사는 대구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영일만항을 두고도 대구를 내륙도시로 본다는 생각부터 바꾸자고 했다. 대구와 경북이 힘을 모으면 두 지역은 국제공항과 항만을 가진 경쟁력 있는 국제적 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는 대구경북 관광의 해다. 대구와 경북이 상생과 협력을 통해 지역의 관광산업을 진작할 좋은 기회다. 두 광역단체가 손을 맞잡고 열심히 달리면 올해는 대구경북이 상생을 기조로 새로운 전성시대를 여는 원년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두 기관은 상생을 위한 노력에 집중해 왔다. 절반이 넘는 시도민도 행정통합에 동의한다고 한다. 두 단체장의 노력이 대구·경북의 통합의 밑거름이 되는 해가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