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자 미

치대고

헹구고

치대고 헹구고

중심이 끓을 때 흰 명주 풀어

색 먹인다

자칫하면 얼룩진다

얼룩진 곳에 마음이 오래 남는다

첫사랑을 하얀 명주에 정성껏 물을 들이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치대고 헹구는 일을 거듭하여 고운 물이 들 듯이 사랑하는 일의 힘겨움을, 자칫 잘못하면 얼룩이 져버림을 얘기하며,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의 무늬와 흔적이 오랫동안 가슴에 아련하게 남는다는 것을 얘기하는 시인의 애틋한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