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공항이 바꿀 대구·경북 미래

지난해 국방부에서 열린 제4회 대구 군공항이전부지 선정위원회 회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영진 대구시장, 김주수 의성군수, 정경두 국방부 장관, 김영만 군위군수, 이철우 경북도지사. /대구시 제공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지 선정이 코앞에 다가왔다. 대구와 경북의 가장 큰 현안인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지는 오는 21일 의성과 군위 군민을 대상으로 하는 주민투표에서 결정된다. 사실상 최종 이전지 선정 절차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제 우리는 통합신공항 입지 결정에 발맞춰, 새로운 대구 미래 100년의 토대가 될 획기적인 공간구조전략을 마련함으로써 신청사와 신공항이 함께 만들어 가는 ‘새로운 대구’, 새시대·새역사를 써내려 가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은 대구와 경북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라면서 “공항을 만드는데 10조원이 들고 공항에서 대구로 가는 지하철을 만들고 KTX를 연결하면 획기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개항시점인 2026년 이용객은 490만 명으로 전망된 상태다. 특히, 통합신공항은 항공산업, 물류, 유통, 비즈니스, 관광 등을 아우르는 지역의 산업·관광 중심공항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항공수요는 통합신공항 개항시점(2026년) 490만 명을 시작으로 2050년에는 950만 명에 이르러, 항공여객 1천만 명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500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인프라다. 대구와 경북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가 있어야 하며, 중·장거리 항공 노선의 증설도 필수다. 여기에 대구와 경북을 찾는 관광객을 붙잡아 둘 수 있어야 한다. 또 현재의 대구공항과 K-2 군부대의 이전 후 개발 로드맵도 나와야 하는 실정이다.

지역 관계자는 “2020년 대구와 경북이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라면서 “지금부터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후 로드맵을 만들고, 실행에 옮기며 실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항 때인 2026년 이용객 490만명, 2050년엔 950만명 전망
500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공항 인프라 구축이 성공 열쇠
공항철도 연결로 대구~군위·의성 후보지 30분 시대 열려
대구신청사 연결·후적지 개발 시너지 ‘새 랜드마크’ 기대감

◇ 공항철도 연결… 대구·경북의 생활이 바뀐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기존 대구 시민과 경북 도민의 생활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차량을 이용해 구미·군위·칠곡에서 대구를 오가던 사람들이 철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다. 새로운 공항 고속도로의 건설은 도로에서 허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우선 대구와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철도(공항철도) 건설이 차곡차곡 진행 중이다. 대구에서 군위·의성 후보지까지 거리는 30∼50㎞ 가량으로 30분 이내에 공항을 이용할 수 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오는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0월 1일 제4차 국가철도망(2021∼2030년) 구축 계획에 통합신공항 공항철도를 반영해달라는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국토부는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 의견 수렴을 마치고 지자체 의견에 대한 타당성 용역 등을 거쳐 2021년 상반기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을 확정 고시할 예정이다.

대구시 등에 따르면, 공항철도는 기존 경부선과 중앙선을 활용해 대구와 통합신공항 최종 이전지를 30분 이내에 연결하는 고속화 철도망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대구시는 제4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공항철도 건설이 포함되면, 즉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대구와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공항철도의 노선은 미정인 상태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경부선(서대구역 또는 동대구역)∼통합신공항 이전지(군위 우보 또는 군위 소보의성 비안)∼중앙선으로 이어지는 공항철도 노선을 협의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대구시 관계자는 “출발점은 경부선 서대구역 또는 동대구역으로 하되 출발점이 어디가 되더라도 서대구역 정차를 원칙으로 한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당초 대구시 정책에 따라 2021년 개통 예정의 KTX서대구역사에 공항터미널(민자 유치 1천억원)을 짓고 서대구 역세권 개발과 연계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다. 공항철도의 일부 노선이 전철화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서울역∼인천공항역과 같은 서비스를 대구와 경북의 시도민이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대구국제공항에 대기중인 여객기들. /대구시 제공
대구국제공항에 대기중인 여객기들. /대구시 제공

◇ 대구시 신청사와 서대구역세권 개발… 통합신공항과의 시너지

12월 22일 대구시는 신청사 건립 예정지로 달서구 두류정수장 부지를 선정했다. 두류정수장 부지는 15만8천660㎡의 공유지와 151㎡의 사유지다. 현재 당산로(폭 20m)와 당산로 30길(12m), 당산로 36길(12∼17m), 야외음악당로(20m)와 접해 있다. 또 도시철도 2호선 감삼역에서 250m, 두류역과 죽전역에서 500m∼1㎞에 위치해 있다. 대구 전역을 연결하는 버스정류장이 39개, 대구의 교통 대동맥인 달구벌대로에 인접해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성이 뛰어나다.

대구시는 “통합신공항과 서대구역세권, 대구 신청사가 거의 일직선에 위치해 있다”면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대구 신청사 건립 예정지는 오는 2021년 준공되는 서대구 KTX역과 지근거리다. 또 대구광역권철도(구미∼서대구KTX∼경산), 대구산업선철도(서대구KTX∼구지 국가산단), 달빛내륙철도(서대구KTX∼함양∼상주), 도시철도 4호선(순환선) 등 다양한 교통망이 계획 중이다. 서대구·성서·남대구IC가 근접해 있는 등 서부권 미래교통망 구축을 통한 낙후된 서부권 발전을 통한 대구 도심 균형발전이 기대된다는 것이 대구시의 입장이다.

앞서 지난 해 9월 대구시는 서대구역세권과 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철도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권영진 대구시장은 “2018년부토 서대구 역세권 개발 TF팀을 가동했다”면서 “광역철도망 건설은 6개 사업으로 추진하며 8조1천326억원 규모”라고 밝혔다.

 

통합신공항 접근망. /대구시 제공
통합신공항 접근망. /대구시 제공

◇ 후적지 개발과 공항의 성장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제는 완전히 다른 각도로 종전 부지와 고도제한 및 소음피해에서 완전히 벗어난 대구 도심 3천300만㎡(1천만 평) 부분들을 앞으로 장기적으로 어떻게 할 것 인가를 동시 고려하는 개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권 시장은 대구공항 후적지에 세워지는 신도시의 기본은 ‘수변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벤치마킹할 지역은 말레이시아의 행정수도가 옮겨간 푸트라자야 모델”이라며 “수변과 수변을 연결하는 랜드마크 상업지역 부분들은 싱가포르 모델을 벤치마킹할 것이다. 싱가포르의 마리안 베이가 있는 클락키 모델을 차용해서 할 것”이라고 했다. 권 시장은 “신도시 내부는 대구만의 독특한 스마트시티로 연결을 할 것”이라며 “내부 교통망은 트램을 통한 모든 내부교통망을 연결한다”고 말했다.

배기철 동구청장도 “일반적인 신도시 도시개발 개념을 탈피해서 대구·경북의 미래를 열 수 잇는 새로운 최첨단 스마트 도시로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공항 후적지는 새로운 신공항과 연결되어야 한다. 대구와 경북을 상징하는 통합신공항과 연계된 랜드마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공항후적지 개발의 새로운 구상 용역에는 세계적인 도시계획 건설전문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생산유발 효과는 20조∼30조원으로 보고 있다.

사업의 시행은 국내외 건설사, 공기업 등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이 진행한다. 대구시는 특수목적법인에 국내 투자에 관심이 있는 해외자본 유치도 병행한다. 최근 대구시를 찾은 중동지역 부호기업 관계자가 대구공항 후적지 개발에 대한 설명도 하고 이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전하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현재의 대구공항처럼 항공사의 적자운영과 중·장거리 노선의 이탈이 이어진다면, 지역의 관문공항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제 부산에어는 대구공항에서 완전 철수한다. 이미 정기 노선 대부분을 철수한 데 이어 남아있던 노선 역시 내년부터 운항 중단할 계획이다. 부산에어는 내년 3월 29일부터 대구∼제주 노선과 대구∼타이베이 노선에 대한 비운항 조치 및 대구공항 철수를 두고 막바지 검토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서구의 박모(38) 씨는 “현재 대구공항에는 동남아나 유럽 등 없는 노선이 많다. 그 가격도 인천공항에 비해 비싼 것이 사실”이라면서 “통합신공항이 성공하려면, 지역민이 인천이나 김해공항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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