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 철산 스님
지역 불교 역사 산실 되기전 기록으로 남겨야
정국 혼란한 때 일수록 마음 가다듬고 미래 준비

철산스님.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
앞으로 3년 연임하게 된 포항불교사암연합회장 철산 스님(대한불교조계종 보경사 주지)은 이번 재임을 “포항 불교의 재도약의 기회”라고 정의하며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불교의 역할을 고민하고 포항불교사암연합회가 그 중심이 되기 위해서는 화합의 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지난 30일 철산 스님과의 일문일답.

-이번 재추대 수락 이유는.

△지난해 봄부터 주변으로부터 연임 권유를 받았지만 쉽게 결심할 수 없었다. 보경사 여러 일들이 한창 진행 중이라 여력이 될지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12월 들어 재추대하겠으니 3년 더 자리를 맡아달라는 권유를 받으면서 새롭게 고민하게 됐다. 지금 포항불교사암연합회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들어 그때부터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대안도 제시하지 않으면서 요청에 부응하지도 않는다면 먼 훗날 내가 소심하고, 내 한 몸을 사리며 사느라 승가의 일원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지 않은 철산으로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포항불교사암연합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포항불교사암연합회 사무실과 포항불교회관을 건립하는 일이다. 지역의 불교 자료들이 산실되기 전에 한데 모아서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겨야 하고 단체들도 하나로 묶을 필요가 있다. 포항불교를 대표하는 역사 문화 공간인 포항불교회관이 건립된다면 불교의 역사가 시민의 삶에 흡수되는 살아있는 삶의 현장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다.

-일상에서 지표로 삼고 있는 경구나 가르침이 있다면.

△현대 한국불교의 선지식 월산 스님으로부터 여러 가르침을 받았다. 스님께서는 수행, 전법, 불사, 행정 등에 있어 큰 성과를 남기셨다. 그렇더라도 스님의 진면목은 화두를 놓지 않은 선승이셨다. 부처님께서 중도(中道)로서 수행하셨듯 스님은 중도의 가르침을 늘 곁에 두고 후학들에게 가르침을 주셨다.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중국의 유명한 선승 임제 선사의 ‘임제록’에서 강조하신‘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씀이 있다. “어디를 가든지 그곳에서 주인이 되면 서 있는 그곳이 진리가 되리라”는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온 이 말씀과 가르침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다. 또 ‘화엄경’에는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짓는 것이라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가르침이 있다. 우리로 하여금 모든 이들을 부처님으로 만날 수 있게 해 주는 큰 틀이 된다.

-불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정국이 혼란하고 복잡해짐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이 공허할 수 있지만, 이 또한 지나가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가다듬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 원(願)을 세우고 목표를 정한다면 더 좋은 미래가 온다. 미래는 준비한 사람의 것이다. 노력하고 정진하고 해태(懈怠)하지 않으면 새로운 미래의 희망을 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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