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암컷 열흘만에 익사 확인
금호강 멸종위기종 서식지 위협
불법 어로행위 등 집중단속 강화

지난 11월 금호강에 방사한 수달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한국수달연구센터는 지난 11월 18일 동구 대림동 안심습지 인근 금호강에 방사한 수달 암컷이 지난 11월 28일 익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암컷은 방사 후 방사지 주변 1㎞ 내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지난 11월 28일 안심습지 주변 둠벙에 버려진 폐통발에 갇혀 익사했다. 다만, 수컷은 금호강 하류 3.5㎞까지 이동했으며, 현재는 먹이와 은신처가 풍부한 금호강 주변 도심 내 소하천을 중심으로 활발히 생활하고 있다.

앞서 대구시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한국수달연구센터는 금호강 생물다양성 증진 연구를 위해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수달 2개체를 동구 대림동 안심습지 인근 금호강에 방사한 후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한국수달연구센터는 “수달은 그물 속 물고기에 현혹되거나 통발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어구에 걸려 폐사하는 경우가 많아 유럽에서도 익사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수달은 하천을 따라 약 7~15km 정도의 넓은 세력권을 가지며, 금호강과 인근 소하천 간 이동시 차량 등으로 인한 로드킬(road-kill) 위험과 금호강 낚시행위, 야생들개 등이 서식에 방해가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와 국립생태원, 한국수달연구센터는 금호강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수달 서식지 개선에 힘쓸 계획이다.

우선 대구시는 금호강 유역에서 그물이나 통발에 의한 어로행위와 불법 낚시단속, 폐 어구 수거 작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통발 설치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관련법에 따라 엄단할 계획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금호강 수달 서식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시민들과 함께 제거한 후 국립생태원과 협의해 수달 1마리를 추가 방사하고 지속적인 생태모니터링으로 금호강을 건강한 생태하천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 동구 안심습지 금호강 일원에는 천연기념물(제201-2호)인 철새 큰고니 100여 마리가 월동하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대구시에 따르면, 90년대 중반부터 큰고니가 찾아오기 시작했으며 매년 12월 초순 100여 마리, 이듬해 2월에는 최대 500여 마리가 월동하고 있다.

큰고니는 몸길이 약 1.5m, 펼친 날개의 길이가 약 2.4m이고, 암수 모두 순백색이다. 어린새는 회갈색을 띠며, 아이슬란드에서 시베리아에 걸친 툰드라지대에서 번식하고 지중해, 인도 북부 및 한국과 일본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큰고니는 1968년 5월 31일 천연기념물 제201-2호로 지정됐으며, 2012년 5월 31일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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