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 12월 경제보고서
탑승률 저조 쌓여만 가는 적자에
보조금만 ‘야금야금’… 적자 보전
축소운항 3개월만에 전면 중단
육상 교통 편의성에 공항 이용<E31E>
포항∼제주 노선만 1일 1회 운항

포항공항이 김포노선 여객기 운행이 다시 한 번 중단되며 위기를 맞고 있다.

29일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발표한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 2019년 12월호’에 수록된 현장리포트(황재현 조사역)에 따르면 지난 8월 포항∼김포 정기노선 항공기 운항이 1일 2회에서 1회로 축소된데 이어 10월 27일부터는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포항공항에는 포항∼제주 노선(1일 1회)만 남게 됐다. 이로 인해 포항 뿐만 아니라 인근 경북 동해안지역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주민들과 기업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한은 포항본부는 포항∼김포 노선 중단은 항공사의 적자 누적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당 노선을 운영했던 항공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고 3분기 다시 흑자로 돌아섰으나 여전히 전년동기대비 70% 이상 감소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김포 노선 중단도 노선의 누적적자 보전을 위한 자구책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동안 포항시는 김포 노선 탑승률이 70% 이하일 경우 운항손실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연간 10억원 내외를 실제 지급했다. 그럼에도 탑승률이 30%대까지 떨어지면서 동 보조금만으로 적자 보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포항공항은 소규모 공항이고 이용객수도 적어 그동안 수차례 운항 중단과 재취항을 반복해 왔다. 2014년에는 활주로 재포장공사로 운항이 중단됐다가 2016년 완료되면서 김포노선이 재개된 바 있다.

포항공항 이용객수는 2018년 에어포항 취항으로 상당폭 증가했다가 올 들어 노선 감소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다만 지난 10월 포항공항 이용객수는 1만명 남짓으로 3분기 월평균(7천여명)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9월부터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포항∼제주 노선이 재취항했기 때문이다. 한편, 2018년 포항공항을 기반으로 하는 소형항공사인 에어포항은 김포 및 제주 노선에 취항하며 지역사회의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한·중 관계 악화로 중국 투자사의 자본 유치가 무산되며 지난해 12월 사실상 문을 닫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황재현 한은 포항본부 조사역은 “포항공항의 자생력이 낮은데는 2015년 KTX 포항역 개통, 2016년 포항∼울산고속도로 개통으로 육상 교통의 편의성이 크게 증진되며 여객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며 “노선이 다양하고 운항편수도 많은 인근 김해, 대구, 울산공항 등 대체공항의 이용이 비교적 용이해 포항공항이 여객을 유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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