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석학 다치바나 다카시는 ‘사색기행’이라는 책에서 유대인 성공 비결을 관점의 탁월함으로 묘사한 바 있습니다. 세계 인구의 0.2% 밖에 안 되는 유대인들이 세계 경제의 70%를 좌우하고 노벨상의 22%를 독점하며 미국의 언론과 영화계, 예술계, 법조계를 지배하는가, 어떻게 전 세계 초우량 기업은 대부분 유대인이 장악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 일 수 있습니다만, 다치바나 다카시는 이렇게 말합니다. “첫째 그들은 보이지 않는 유일신을 섬기고 있다. 그 유일신은 자신의 형상을 어떤 형태로도 만들지 말라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우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 유대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계율이다.”

유대인들이 철저하게 지키는 것이 보이지 않는 무형의 신입니다. 그리스나 동양 종교만 해도 신의 형상을 온갖 형태로 만들어 사당이나 신전을 만들어 장식하고, 눈에 보이는 신(神)으로 숭배합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자신들의 삶을 온통 지배하는 신의 모습을 오로지 ‘상상력’에 의지해 보이지 않는 내면에 자리 잡도록 했습니다. 이런 관습이 유대 민족 전체의 상상하는 힘을 자연스럽게 길러주었다는 거죠.

“둘째 거의 2천년에 걸친 핍박으로 유대인들은 항상 방랑할 수밖에 없었다. 방랑은 말 그대로 정처 없이 떠도는 것이고 이는 숱한 이동 즉 여행을 수반한다. 한 곳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늘 움직이는 삶은 자연스럽게 ‘관점’을 다양하게 가질 수 있는 유연함을 길러준다.”

끊임없이 상상하는 일, 익숙한 것에 머물러 있지 않고 자신을 움직여 유연한 관점을 갖도록 하는 것. 이 두가지 능력은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유발하고 호기심은 결국 ‘질문하는 능력’으로 나타납니다. 유대인들은 핍박을 많이 받아서, 다음 세대를 가르칠 교사들이 늘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온 교육 방식이 있습니다. (계속)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