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할리우드 영화감독을 남편으로 둔 시나리오 작가가 있습니다. 삶은 찬란했습니다. 남편은 택시 드라이버, 휴고 등 대표작을 내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로버트 드 니로 등과 함께 일하는 거장입니다.

부부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어느 날, 남편이 외도를 합니다. 딸 하나를 낳고 달콤하게 살던 이 여인의 삶은 그대로 추락하지요. 술이 없이는 하루도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작가로서의 경력 또한 올 스톱. 삶은 의미를 찾을 수 없는 고역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혼 후 우울증이 그녀를 덮칩니다. 알코올에 의지하지 않고는 한 글자도 쓸 수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도저히 이렇게 살 수 없다 생각한 그녀는 산책하며 몸을 움직이기로 결심합니다.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집 앞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하지요. 고양이와 조금씩 가까워진 그녀. 일주일 후에는 고양이와 오랜 이야기를 나눕니다.

“고양이와 대화하면서, 주위에 관심을 기울이는 연습을 시작했어요. 그동안 내 문제에만 함몰되어 주위를 돌아볼 생각조차 못하고 살았었죠. 내가 고통에서 빠져나오는 탈출구였어요.”

우울감과 무기력의 연속에서 빠져나와 회복한 그녀는 이후의 삶을 ‘창조성 회복의 전도사’로 살아갑니다. 이혼, 우울증, 알콜 중독을 이겨낸 시나리오 작가 줄리아 카메론(Julia Cameron 1948∼) 이야기입니다. 카메론은 창조성을 회복하기 위해 두 가지 도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나는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일어나 무조건 한 페이지를 쓰는 ‘모닝 페이지’입니다. 두 번째는 일주일에 2시간을 자신만을 위한 창조성 회복에 투자하는 일입니다. 공연을 보거나, 박물관을 찾아가거나, 해변을 산책하는 등, 누구도 의식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볼 수 있는 경험을 매주 한 차례 2시간 정도 의식처럼 수행하라는 것이지요. (계속)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