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한경북부
김두한 경북부

울릉군 공무원 청렴도는 왜 전국 꼴찌 수준을 이어갈까. 정말 부조리가 많고 상사들이 부당한 지시를 하고, 금품요구를 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9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기초 자치단체에서 울릉군은 지난해 대비 한 단계 상승한 4등급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꼴찌 수준이다.

울릉군은 지난해 종합청렴도 측정 결과 최하위등급인 5등급에서 올해는 한 단계 상승한 4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5등급을 받았던 외부청렴도가 1단계 올라 4등급이 됐다. 하지만, 내부청렴도는 1단계 하락한 5등급이다.

이 같은 결과가 왜 나올까? 울릉군공무원의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 울릉군의 공무원 정원은 399명(공무직, 기간제 근로자 제외), 현원 382명이며 이 가운데 전출제한이 적용되는 공무원이 211명이다.

울릉군공무원 임용 조건에 아예 5년, 7년 근무를 해야 전출 가능한 공무원이 55.23%다. 절반이 넘는다, 이들은 육지 전출이 가능하면 대부분 육지로 나갈 의향이 있는 공무원이라고 봐야 한다.

특히 울릉군공무원 임용때는 전출기간이 5년이었다가 임용 때 7년으로 바뀐 공무원도 34명이나 된다. 이들은 시험을 칠 때 조건은 내년부터 전출할 수 있었지만 2년 늘어났다.

이들의 불만은 하늘을 찌른다. 승진을 거부한 공무원도 30여 명이나 된다. 9급에서 8급 승진하려면 1년 6월이 걸리고 8급→7급은 2년이다. 공무원으로 임용돼 3년6개월 근무하면 7급으로 승진하지만 7급으로 승진하면 타지역 전출이 어려워지게 돼 아예 승진조차 꺼린다.

요즘은 육지로 전출하려면 울릉도에서 7년을 근무해야 한다. 이 같은 조건에서 근무에 전념하라고 요구하기 어렵다.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어려가지 사정으로 고향 등 육지로 나가려고 혈안이 돼 있는데 뜻대로 안 되니 울릉군 행정에 우호적일리 만무하다.

울릉도를 떠나야 하는데 여건은 안 되고 그렇다고 근무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직원 사택은 턱없이 부족하고 울릉도는 물가가 비싸 원룸 임대도 보증금 500만 원에 월임대료로 50만 원을 내야 한다.

이 같은 구조에서 업무처리, 보조금 지원업무, 부당한 영향력 행사, 부정청탁에 따른 업무처리, 공용물 사적이용 등을 평가하면 곱게 보일리 만무하고 상사 지시가 귀에 들어 올리도 없다. 이런게 내부청렴도란 점수로 나타나게 된 것이다.

육지 나갈 근무연한이 되면 근무성적에 상관없이 힘 좋고, 배경 좋은 사람이 먼저 나간다. 이유는 타 시군에서 울릉군에 할애 요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적에 따라 전출 가는 것이 아니다.

근무 성적이 나쁜 사람이 오히려 유리할지도 모른다. 울릉군이 소위 일 안 하는 골통을 붙잡아 놓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불만이 더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근본적인 방안을 더 늦기 전에 찾아야 할 때다.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