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몇 년을 기무라는 지력 회복에 모든 초점을 맞춥니다.

벌레 잡는 일을 그만두고 산속의 생명력 넘치는 흙을 과수원에 구현하려 애씁니다. 콩을 뿌리고 잡초를 기르고 식초를 뿌리고, 생명체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밭에 생태계를 이루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요.

“10년째 처음으로 사과꽃 일곱 송이가 피었어요. 온 가족이 얼싸안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듬해 6만평 전체에 사과꽃이 피었습니다. 수확은 보잘 것 없었어요. 탁구공 만한 사과가 열렸으니까요. 그러나 정말 맛있었지요.

11년 동안의 사투 끝에 그는 마침내 6만평의 사과 밭에서 기적의 사과를 수확합니다. 그 밭은 잡초와 온갖 생물로 가득합니다.

연구 결과 약 2천종의 생명이 이 밭에 공생한다고 합니다. 완벽한 생태계의 평형을 이룬 거지요.

이제 벌레가 전혀 없습니다. 농약 한 방울 치지 않는데 말이지요. 벌레를 잡아먹는 포식자들이 있고 나무 자체가 저항력이 생겨 스스로 자가 치유를 합니다. 비밀은 뿌리에 있습니다. 토양이 미생물로 가득한 풍요로운 흙이 되자, 뿌리는 더 깊게 자랍니다.

일반적으로 사과 뿌리가 1∼2m인데 기무라의 뿌리는 최소 10m, 긴 것은 20m가 넘도록 깊습니다. 기적은 땅속 깊은 곳, 보이지 않는 지점에서 일어나고 있었던 겁니다.

이 기적의 사과는 1년에 2천명만 맛볼 수 있습니다. 응모기간에는 순식간에 신청이 마감되지요. 그의 사과로 만든 사과 수프를 판매하는 도쿄의 레스토랑은 6개월 예약이 꽉 차있는 상태입니다.

한 입 베어 물면 그 향기로운 맛에 누구라도 눈물을 흘린다는 기적의 사과입니다. 천재라고 칭송하는 말에 기무라씨는 대꾸합니다. “아니야, 난 바보야. 바보니까 이런 일을 하는 거지. 힘을 내 준건 나무들이야. 나무들이 힘을 내 주지 않았으면 절대 이 일은 성공할 수 없었어.”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