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명 수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나무와 풀잎과 이슬과 바람

황무지 흙먼지 별빛의 언어

대지와 지평선 새들의 말

물결은 뭍으로만 치지 않지만

바다에 출렁이는 물결같이

기슭에 휩쓸리는 파도같이

세계는 그대 앞에 펼쳐졌건만

부서진 파도는 되밀려가네

허공에 입 맞춘 타는 그 입술

메마른 입술이 입 맞춘 허공

병사들, 병사들 모든 병사들

언제나 무거운 물음같이

원방(遠方)의 어두운 그림자처럼

언제나 다가서는 질문같이

어제도 오늘도 모든 병사들

시인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자연에게 친근한 대화의 창을 열지만 진정한 소통에 이르지 못함을 아쉬워하고 있다. 시인이 말하는 병사들이란 누구일까. 그것은 갈등과 분쟁, 전쟁의 희생자들을 일컫는데 시인은 그들을 구원하려는 간절한 염원의 마음을 펴 보이고 있다. 세계 도처에서 불화들이 양산해 내는 비극들의 치유와 구원을 염원하는 시인 정신이 선명하게 읽혀지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