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열린 주민소환 투표 합동연설회는 토론 방식이 아닌 주민소환 청구인 대표자와 소환 대상 시의원이 순서대로 10분가량 연설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정호 시의원에 대한 연설회는 청구인 측 양은향(오천SRF반대 어머니회 대표)씨에 이어 박정호 의원이 바통을 넘겨받았고, 이나겸 시의원에 대한 연설회는 이나겸 시의원에 이어 고일래(오천SRF비대위 부위원장)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그동안 양측은 언론 등을 통해 생활폐기물에너지화시설(SRF)에 대한 논란에 집중했으나 이날은 논리대결과 더불어 주민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자라나는 아이들의 환경·생존권 돌려달라”
양은향 주민소환청구대표자

존경하는 오천읍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주민소환청구대표자 양은향입니다.

저는 평범한 아이의 엄마로 올해 3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SRF 반대 전단지를 보고 그제야 오천 옆 호동에 쓰레기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주민 거의 대다수는 저처럼 쓰레기발전소가 가동되고 나서야 알게 됐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건 포항시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설명회나 공청회를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쓰레기 발전소가 오천 인근에서 24시간 가동되면서 유해가스를 내뿜는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폭탄을 맞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오천읍 주민들은 25년 넘게 쓰레기매립장 옆에서 고통받고 살았는데, 이제는 악취뿐만 아니라 다이옥신 등 유해가스가 나오는 쓰레기 발전소를 24시간 가동하다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포항시는 이곳에 쓰레기 발전소를 지었습니다.

포항시는 지금 법정 기준치 이하로 유해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안전하게 운행 중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쓰레기를 태울 때 나오는 사람이 만든 최악의 독극물인 다이옥신은 상시 측정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법정기준치라는 것이 의학적으로도 안전하다는 기준치가 아닙니다. 또한 전혀 안 나온다는 말도 아닙니다. 조금씩이라도 매일 24시간 유해가스를 마시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사정이 이러한데 시의원 두 분께서는 포항시의 말들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오천읍민들은 문제가 많은 쓰레기 발전소 즉시 가동중단, 폐쇄, 이전을 요구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두 분의 시의원께서는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말하고 주민들을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더는 포항시의 무책임한 행정의 피해자로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다만 시의원들이 우리의 의견을 듣고 우리의 편에 서서 포항시에 전해달라는 것을 원합니다. 여러분들의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 주십시오. 이번 주민소환 성공하고 이강덕 시장 소환 갑시다. 우리 아이들의 생존권과 환경권을 위해 투표해 주십시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의 무책임하고 주민들의 생명권과 환경권보다 돈을 더 중요시하는 행정을 꼭 심판해 주십시오.

 

“지역 환경문제 깊이 공감… 끝까지 책임질 것”
이나겸 시의원

존경하는 오천읍민 여러분 저의 부덕 탓에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 드린 점 죄송합니다.

시의원과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할 주민이 시의원을 상대로 주민소환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한 점, 이 무거운 마음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오천의 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은 저도 충분히 공감합니다. 그래서 이미 2008년부터 추진돼 온 이 시설에 대해 집행부에 완벽한 시설이 되도록 주문했습니다. 유해가스 배출 또한 국가기준이 있지만, 그보다도 더 기준을 강화하도록 또한 최신의 시설이 되도록 주문했습니다. 또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직 영천쓰레기를 한 번도 가져오지 않았고, 영천쓰레기를 태운 적도 없습니다. 시의회에서 우리가 반입관련 재협상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도 일부 주민들께서는 시의원의 말을 믿지 못했습니다. 허위사실을 더 믿고 지역구 의원을 원망했습니다.

읍민 여러분 이나겸·박정호 시의원의 의원직 상실이 주민소환 청구인 측의 목표입니다. 의원직 상실이 SRF 중단입니까? 의원직 상실이 오천지역 발전에 도움이 됩니까? 아닙니다. 그러니 투표하지 마세요.

오천읍민 여러분. 지금 포항시의회는 내년도 예산심사 중입니다. 그런데도 오천의 두 시의원은 주민소환으로 발목이 묶여 의회를 가지도 못하고, 예산은 보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더 좋은 환경을 위해 지역구 세 명의 의원이 힘을 합쳐서 더욱 지역발전을 위해 일해야 합니다.

미리 중재하지 못하고 협의하지 못하고 주민들에게 불협화음을 보여드린 것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SRF를 근본적으로 도심에서 옮겨가는 방안을 마련토록 할 것입니다. 시설에 대해 환경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위법사항이 있다면 운영중단을 요구할 것입니다. 주민지원을 위한 조례를 마련해 우리 지역이 좀 더 나은 환경과 삶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에게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에 대해 끝까지 책임감 있게 일하도록 주어진 임기를 맡겨주십시오. 그러시다면 투표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투표거부도 합법적인 의사표현입니다. 이제 더는 분열하면 안 됩니다. 믿고 맡겨주십시오.
 

 

“주민 권익 향상 위한 법·제도적 장치 마련”
박정호 시의원

먼저 오천읍민 여러분께 주민소환으로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 역시 오천의 시의원이기 이전에 두 아이를 키우는 읍민의 한 사람입니다. 누구보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과 청소년이 맑고 깨끗한 좋은 환경에 살게 하고 싶습니다.

만약, SRF 즉 생활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에서 유해물질이 법정 기준치를 넘어서 주민들의 환경과 건강권을 저해한다면 SRF 가동은 당연히 중단돼야 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엄중히 물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SRF 이전을 추진하겠습니다. 이와 동시에 오천 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환경개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우리 시의원 3명이 더욱 철저하게 검증하고 보완해 가면서 주민들이 안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건강권과 환경권, 재산권에 대한 보상과 함께 여러 환경 및 복지, 청소년복합 문화 시설들을 확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주민들의 삶의 질과 권익 향상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에 나설 것입니다. 특히, 유해물질이나 주민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위법사항이 발생한다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막겠습니다.

존경하는 오천읍민 여러분. 오천은 이제 주민소환으로 인한 분열과 갈등을 넘어 발전해나가야 합니다. 저는 1년 6개월 남짓 시의원으로서 오천을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했습니다. 앞으로 오천의 더 큰 발전과 읍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면 정말 황소처럼 일하며 열심히 뛰겠습니다.

여러분께 간절한 마음으로 간청 드립니다. 부당한 주민소환에 투표 거부로 그 잘못을 바로잡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주민소환은 다른 선거와 차이가 있습니다. 주민소환에 반대하는 경우 투표장에 가서 반대표를 찍는 것이 아니라 투표를 아예 하지 않아야 합니다. 주민소환은 투표거부도 합법적인 의사표시입니다.

제가 비록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오천의 명예와 자존심에 부끄럽지 않은 참되고 올바른 시의원이 되고자 열심히, 더욱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민소환 투표거부는 합법적인 의사표현입니다. 감사합니다.

 

“자기 목소리 내는 소신 있는 시의원 필요하다”
고일래 비대위 부위원장

안녕하십니까. 오천읍민 여러분 저는 평생 오천에서 살아온 평범한 주민의 한 사람입니다.

박정호, 이나겸 의원은 SRF와 관련해 어떤 논의도 한적이 없다고 합니다. 이 부분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저는 오천읍 개발자문위원회 초대 사무국장의 자리에서 호동쓰레기 소각장이 2018년 11월 말 시험 가동 예정인 것을 알고, 지방선거가 끝난 후 두 의원과 만나 이 사실을 말하고 초당적으로 협력하자고 했습니다.

12월에는 오천청년회와 오천청년회특우연합회가 비대위를 발족하기 전 회의에 박정호, 이나겸, 박칠용 의원을 초대했으나, 박칠용 의원만 끝까지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그리고 SRF 비대위가 발족하고 주말집회, 거리집회, 시청 앞 집회 등에 두 의원은 한 번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비대위원장이 집회 참석을 요청했었고, 다른 분들도 집회 참석을 요구했지만 주민소환제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거리 집회에도 끝내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집회 참석 요청을 기다린 게 아니라 논의 자체를 거부한 건 아닐까요. SRF 가동 중단을 외치는 대책위와 어머니들과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작정하신 게 아닐까요.

두 시의원은 지금 주민소환이 지역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오천읍 주위를 둘러 있는 산 뒤로 얼마나 많은 혐오시설이 들어와 있나요. 그냥 참지 않고 포항시의 부당한 행정에 맞서면 지역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건가요.

현실적으로 SRF 즉각 이전과 폐쇄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데, 나주시는 포항 SRF 건설비의 2배인 3천억이 넘게 든 시설도 가동을 중단하고, 내년 3월 가동 후 주민 투표로 가동 여부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경주시 천군동의 소각장 시설을 둘러보면 포항SRF의 굴뚝이 얼마나 낮은지 알 수 있습니다.

지금 오천은 자기 몸을 사리며 당의 눈치를 보는 시의원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려 주는 바르고 소신 있는 시의원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음폐수 시설, 수돗물 사태, 항공기격납고 소음문제 등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포항시 편만 드는 두 의원에게 계속 의지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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