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면 일대 2010년에 시작
올 만기 사업 기간연장 추진에
“분진·소음에 축산업 피해까지”
고통 호소 주민들 집단적 반발
사측 “합법적…피해 축소 노력”

‘더 이상 석산 개발 피해가 없도록 해주세요’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강사 1·2·3리 주민들이 호미곶 석산 개발사업으로 인해 분진과 소음 피해는 물론,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강사지(池)의 옹벽마저 금이 갔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산개발업자가 추가 개발에 나서기로 하자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포항 호미곶 석산 개발사업은 지난 2010년 1월부터 시작돼 오는 31일이 계약 종료일이다. 현재 재계약(추가개발)을 추진 중인 A개발이 강사리 산 151외 6필지 7만2천962㎡를 대상으로 골재 등을 채취해 왔다. 토목용 및 쇄골재용 채굴이 목적으로, 매장량 1천351여㎡ 가운데 1천205여㎡를 채취한 상태다.

주민들이 문제삼는 대목은 석산 채굴로 인해 발생되는 분진, 소음 등 환경피해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 24시간 작업이 이뤄지고 하루 200여대의 대형 덤프트럭이 오가면서 비산먼지로 인해 빨래조차 마음대로 널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또 소음과 진동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기 일쑤라는 것. 특히 야간에도 발파 작업이 이뤄져 채굴현장에서 직선거리 500m 이내인 강사 3리의 경우 수면과 일상생활에 특히 지장을 받고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했다.

발파 작업의 강도를 쉽게 말해주는 곳은 강사지 옹벽이다. 발파 진동으로 인해 호미곶면 일대 농지에 용수를 공급하는 80여만t 저수 규모의 저수지 옹벽에 금이 갔을 정도다. 주민들은 강사지 옹벽이 무너질 경우, 대규모 수해피해마저 우려돼 불안에 떨고 있다.

관리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안전진단을 추진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결과가 나오고 복원이 마무리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대로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걱정하고 있다. 발파로 인한 진동은 축산업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분만을 앞둔 만삭의 어미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유산하는가 하면, 양계장에서 사육중인 산란계가 알을 낳지 못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강사3리 주민들은 “발파시에는 실내에 있어도 깜짝깜짝 놀랄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돌을 깨 골재를 만드는 작업인 ‘크락샤’작업도 주민들의 신경을 이만저만 건드리는게 아니다. 크락샤 작업시에 어마어마한 양의 분진이 뿜어져 나온다. 특히 겨울철엔 인근 공사현장에서 마을로 부는 계절풍인 산바람의 영향으로 온 마을이 먼지를 뒤덮어쓰게 된다는게 주민들의 항변이다. 분진이 마을을 띠처럼 들러싸는 경우도 잦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만기가 닥친 석산을 대상으로 추가개발이 추진되는 것으로 드러나자 이 일대 주민들은 석산개발 기간 연장에 극구 반대하고 나섰다. 정영달 석산개발 반대위원회 위원장은 “ 포항시가 단속에 나서는 평일을 피해 석산개발사가 주말과 야간에 크락샤 작업 등을 집중적으로 하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산개발회사 측은 “우리도 합법적인 사업을 하면서 침사지와 세륜기를 가동하는 등 가능한한 주민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해 왔다”며 “계약기간 내 목표 채취량을 달성하지 못해 기간연장을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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