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구물리학회 국제학회
참석 지질학회·학자들 대부분
“지열발전에 의한 지진에 공감”
맥가박사 자연지진 주장 반박

세계 지질학회와 학자들의 대부분이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 지구물리학회(AGU) 국제학회에서 이같이 보고됐다.

11·15포항지진 지열발전공동연구단(단장 정상모 한동대 교수)에 따르면 포항지진 정부조사단 해외자문단으로 활동한 도메니코 지아디니(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 교수는 “많은 석학들 앞에서 해외자문단이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으로 본 경위에 대해 발표할 수 있게 돼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포항지진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어 존 타운엔드(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 교수는 전 세계 지열발전 부지 지하의 응력상태에 대한 연구를 통해 물주입에 의한 유발지진을 포함해 포항지진을 분석했다. 그는 불안정한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토대로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이라고 진단했다.

일본 교토대 이학연구대학원의 도시히코 시마모토 명예교수는 포항지진을 일으킨 단층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포항지열발전을 운영한 관계자들이 단층대를 알면서도 유발지진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을 질타했다. 그는 포항지진을 통해 앞으로 지열발전을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포항지진을 자연지진이라고 주장한 맥가(미국지질조사국) 박사는 전 세계 학자들의 호된 비난에 직면했다. 맥가 박사는 경주지진처럼 양성단층대에서 발생했다는 것과 물 주입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지진이 일어났다는 것을 자연지진의 논거로 봤다. 이어 지열발전을 위한 물주입량에 비해 상당히 큰 규모(5.4)의 지진이라는 점도 포항지진을 자연지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번 학술대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학자들이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으로 규정하는 각종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맥가 박사의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이라고 밝혀낸 정부조사단 소속 해외자문단으로 활동한 학자들은 맥가 박사의 주장은 과학데이터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11·15포항지진지열발전공동연구단 정상모 단장은 “전 세계 지질학자들에게 포항지진을 촉발지진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내년 포항지진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논문이 전 세계적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지열발전의 위험성과 교훈이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1962년 설립된 AGU는 전 세계 6만여명의 정회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구과학과 우주과학을 포괄하는 학술단체로 가장 인지도가 높은 학회 중 하나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120여개국 8천여명이 참가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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