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역에 입어한 중국어선
‘싹쓸이 남획’ 막아줄 대책마련
건의했지만 번번이 무시 당해”
울릉 주민들, 정부에 강한 불만
더 늦기전 북측과 협상 바라

울릉도 채낚기 어선들이 오징어 성어기를 맞았지만 어획이 부진해 출어를 포기하고 저동항에 정박해 있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오징어 성어기를 맞고도 조업이 부진해 동해안 오징어 채낚기 어업이 큰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어업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울릉도 어민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파산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는 울릉도 어민들이 자원고갈의 대책을 세우지 않은 정부에 강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회유성 어종인 오징어 자원감소가 북한수역에 출어하고 있는 중국어선들 때문이라며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무시됐다고 성토하고 있다.

8일 울릉군에 따르면 올들어 동해안 오징어 성어기가 시작된 지난 10월부터 11월 말까지 2개월 동안 울릉도 채낚기어선들이 잡은 오징어 어획량은 7.2t, 위판금액은 8천4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총 어획량 757t, 한달 평균 60여t의 6% 수준이다. 더욱이 오징어 어기가 10월부터 6개월 가량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오징어 자원 고갈 수준이다.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 감소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울릉군 어업통계에 따르면 울릉군의 연간 오징어 어획량은 92년 1만262t, 93년 1만 5천 333t, 94년 9천708t, 96년 1만 1천211, 97년에는 1만1천116t, 98년 8천852t 등 2001년까지 매년 1만여t 수준이 유지됐다.

하지만 2002년을 정점으로 생산량이 1만t 이하로 줄어들기 시작해 2004년 4천671t, 2006년 6천409t, 2010년 2천898t, 2011년 3천585t, 2012년 1천984t, 2014년 2천 여t, 2015년 1천850t, 2016년 985t, 2017년 936t, 2018년 757t으로 감소했다.

울릉도 어민들은 이같은 오징어 어획량 감소의 원인을 중국어선들의 북한수역 조업을 지목하고 있다. 중국어선들의 북한 수역 조업이 시작한 지난 2004년부터 울릉도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어선은 지난 2004년 144척, 2005년 939척, 2006년 582척, 2007년 497척, 2008년 325척, 2010년 643척이 북한수역에 입어했다. 특히 지난 2011년 1천299척, 2012년 1천439척, 2013년 1천293척, 지난해에는 무려 2천100척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현재까지 1천882척이 입어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어선들은 50t~150t급의 대형어선들이 100만~300만㎾ 밝기의 집어등으로 오징어를 집어한 뒤 대형끌그물(트롤)로 한꺼번에 어획한다. 우리나라는 어자원보호를 위해 조업강도가 높은 트롤(끌그물) 어선들의 집어등을 이용한 오징어 잡이를 불법어업으로 규정해 놓았다. 트롤어선들이 채낚기어선들의 집어등을 빌려 조업하는 공조조업 역시 불법조업으로 단속대상이다.

우리나라의 오징어 조업은 8만~20만㎾ 밝기의 집어등으로 오징어를 군집한 뒤 낚시어구로 잡는 방식이다. 조업강도에서 중국어선들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오징어는 1년생 회유성 어종이다. 동지나해에서 산란한 치어가 동한난류를 타고 대화퇴 북쪽 해역까지 올라가 성어가 된 뒤 산란을 위해 남하한다. 동해안에 남하하는 시기가 매년 10월께이고 이때부터 동해안 오징어 성어기가 시작된다.

북한수역에 입어한 중국의 대형 트롤어선들이 지난 2004년부터 남하하는 오징어 싹쓸이 남획을 해왔기 때문에 현재 동해안에 오징어의 씨가 말랐다는 게 울릉도 어민들의 주장이다.

김성호 전 울릉수협장은 “정부가 북측과 협상을 통해 북한 어장을 확보, 우리의 기술과 북한의 노동력을 접목시켜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동해안 오징어 자원 보호를 위해 중국어선들의 북한수역 조업을 하루빨리 근절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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