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호·유기준·김선동·심재철
치열한 원내지휘봉 쟁탈전
패스트트랙 정국 돌파구
강경론 vs 협상론 대결 구도
당 일각 재선 의원 도전에 주목

9일 치러지는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패스트트랙 정국에 대한 해법 제시, 당 혁신 및 통합 전략, 황교안 대표의 의중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은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는 강석호(왼쪽부터 기호순으로)·유기준·김선동·심재철 후보. /연합뉴스

9일 치러지는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은 실타래처럼 꼬인 패스트트랙 정국에 대한 해법 제시, 당 혁신 및 통합 전략, 황심(黃心) 등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임기 6개월짜리 원내대표 선거가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된 것은 인적 쇄신, 보수대통합 등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정치권이 요동칠 이슈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당내 2인자 위상을 갖는 원내대표는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원내대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판세를 예측할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9∼10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법안, 민생 법안의 상정·표결 방침을 밝히고 있어, 한국당 새 원내대표는 선출 즉시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 4명의 후보는 일제히 협상력 제고를 강조하고 있지만 후보마다 협상론이냐, 강경론이냐는 무게중심이 달라 누가 원내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패스트트랙 정국의 향배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후보들 중 협상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는 출마선언에서 “협상을 통해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도 모자란 판에 협상 주도권은 고사하고 우리 스스로 아무것도 손에 얻지 못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서는 안 된다”며 “정부·여당과 실질적인 협상(give and take)을 하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현실적이고 중도적인 협상가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독소조항은 빼고 수정할 것은 수정하면서 끌고 가는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며 “(이를 위해 여당과) 약간은 주고받아야 되지 않겠는가. 투쟁은 투쟁대로 하고 협상은 협상대로 해야 된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김선동 의원은 “여당이 일방 처리하지 않도록 최대한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 최대한 협상을 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 치열하게 대치해야 한다”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심재철 의원은 “타협과 협상을 통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이끌겠다”며 “대화할 것인지 싸울 것인지 그때 그때 맞는 방법을 택하겠다”고 했다.

반면, 유기준 의원은 강경파다. 그는 “일방적으로 여당이 몰아가고 있는 공수처 설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다른 정당과 연합해 ‘3+2’나 ‘2+3’으로 구도를 바꿔 여당을 압박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번 경선은 친황 대 비황 구도의 황심 대결로 치러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단식을 통해 강력한 친청체제를 구축한 황 대표가 새 원내대표도 황 대표의 당내 구심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출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당 최고위원회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을 불허하는 과정에서 ‘나경원 축출’모양새가 됐다는 비판도 있어, 황심은 양날의 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황 대표의 친정체제 강화에 대한 반발심리로 비황 후보에게 표를 던질 의원도 적잖다는 것이다.

당 일각에선 재선 의원의 도전에도 주목하고 있다. 군소정당이 아닌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의 원내사령탑에 재선 의원이 나선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원내대표는 통상 3선 이상이 맡아왔다. 한 재선 의원은 “당의 혁신과 쇄신, 세대교체를 바라는 의원들의 뜻을 모아 재선의원 가운데 원내대표 후보를 내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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