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과 국립등대박물관
호미곶면 대보리 해맞이광장
‘깡통 열차’ 타고 해안도로 돌며
동해바다 운치 감상할 수 있어
숨겨진 명소 등대박물관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등대 변천사
고단했던 등대지기의 생활 전시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국립등대박물관’.

“밤바다의 어둠 속에서 등대가 길잡이 역할을 하듯, 외롭고 상처받은 사람들에게도 위안을 줄 수 있는 곳이죠”

국립등대박물관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포항 호미곶과 함께 둘러볼 수 있는 관광지다. 이 박물관은 아침을 밝히는 일출명소와 함께 밤바다를 비추는 등대를 함께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의 첫날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보리의 해맞이광장은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이곳의 상징인 ‘상생의 손’도 이날은 잔잔한 바다와 함께 어우러져 찾아온 이들에게 안정을 느끼게 했다. 상생의 손을 더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스카이워크 포토존은 인증샷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스카이워크 일부구간의 바닥은 투명유리로 돼 있어서 스릴을 즐기는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산책하기 좋은 호미곶 일원을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깡통 열차’를 타는 방법도 있다. 4륜 오토바이 뒤에 주렁주렁 매달린 알록달록한 색깔의 귀여운 드럼통 기차를 타면 10분 동안 호미곶 해안도로 일대를 돌아보는 드라이브도 할 수 있다. 이용료(5천원)가 조금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동해의 운치를 감상할 수 있어 반응이 좋았다.

 

지난 1일 국립등대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이 선박 운항 시뮬레이션게임을 신나게 즐기고 있다.
지난 1일 국립등대박물관을 방문한 관람객이 선박 운항 시뮬레이션게임을 신나게 즐기고 있다.

관광객 대부분이 호미곶광장(상생의 손)과 새천년기념관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즐기고 있지만, 인근의 국립등대박물관도 숨겨진 명소다. 이곳은 홍보부족 탓인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이들의 교육장소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었다.

등대박물관은 산업기술의 발달과 시대적 변화로 점차 사라져 가는 항로표지시설과 장비들을 영구히 보존해 전시하고, 그 역사를 조사·연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체험관, 테마공원, 유물관, 등대역사관, 야외전시장 등 5가지 주제로 구성돼 있는데, 바닥에 있는 화살표를 따라가면 모든 체험관을 순서대로 관람할 수 있다.

우선 등대 역사관은 등대를 비롯한 항로표지 관련 유물과 기록들을 전시해 놨다. 세계 각국의 등대를 3D 영상으로 볼 수 있고, 등대의 고대부터 현재까지 모든 발달과 변천 과정을 볼 수 있다. 특히 지하 1층은 등대원의 생활관도 살펴볼 수 있다. GPS가 발달한 요즘 등대가 없어도 항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이곳에서는 과거 목숨을 걸고 등불을 지켜야 했던 등대지기들의 임무와 생활을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 광장에 위치한 ‘상생의 손’ 모습. 상생의 손은 인류가 화합하고 화해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 광장에 위치한 ‘상생의 손’ 모습. 상생의 손은 인류가 화합하고 화해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바로 옆 건물로 가면 아날로그 체험공간과 디지털 체험공간이 공존하는 등대체험관이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한 후 2층으로 올라가면 휴식 공간인 등대리아가 있다. 등대리아 테라스에서는 바다와 어우러진 여러 등대 모형들도 볼 수 있다.

김나경(24·여) 씨는 “양질의 콘텐츠가 많이 준비돼 있는데 사람들에게 홍보가 부족해 안타깝다”며 “기념품도 엽서와, 연필 세트 같은 뻔한 기념품 대신 등대와 관련된 기념 스탬프와 굿즈 같은 관광상품을 만들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국립등대박물관의 입장료는 무료이고, 관람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이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설날 및 추석 당일이다. /이시라기자

    이시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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