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내년도 예산 역대 최대 규모 삭감 요청에 불만 고조
故 박대통령·왕산 허위 관련 예산은 전액 ‘칼질’… 논란 커져

제명처분과 의정활동중단 등 각종 논란을 양산해온 구미시의회가 구미시의 내년도 예산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 삭감을 요청하고 나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예산 삭감이 수차례 갈등을 빚었던 특정사업에 집중돼 보복성 예산 심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구미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4일 2020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영계획안 심사 1일차에서 총 204건 87억3천405만5천원의 예산안을 삭감하고, 87건 91억6천601만1천원의 예산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했다. 이는 구미시의회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 삭감 및 검토안이어서 구미시 공무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화예술과의 경우 48개 사업예산안을 삭감하고, 24개 사업안을 검토하도록 해 지역문화예술을 말살하려고 한다는 문화예술단체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구미지역 각 사원에서 열리는 춘계향사 사업과 구미발갱이들소리 보전사업 관련 예산안도 모조리 검토 요구안으로 분류됐다

구미문화재단은 관련 예산 대부분이 삭감돼 내년도 사업을 아예 추진하지도 못하도록 만들었다.

특히, 구미공단 50주년 홍보영상과 기념탑 비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면서 ‘박정희 지우기’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으면서도 내년 박정희 대통령 탄생 기념행사(5천만원), 서거 추도식(1천215만원) 예산을 모조리 삭감했다. 또 박 대통령 생가관리운영비를 포함해 생가주변공원화 사업의 예산을 검토하도록 해 ‘박정희 지우기’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장세용 구미시장과 마찰을 빚은 왕산 일가에 대한 예산안(왕산기념관활성화사업, 왕산기념관 운영위탁금) 2억8천만원도 모두 삭감했다.

이들 예산 삭감에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같은 당 소속인 장 시장과 마찰을 빚은 단체에 보복성 예산 삭감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아직 예결위의 계수조정이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어렵게 국비를 따온 사업마저도 예산안을 삭감한 것은 앞으로 아무일도 하지 말라는 뜻으로 비쳐진다”며 “예산 심사과정의 일부 시의원들의 발언을 들어보면 마치 구미시 예산이 의원들 자신의 돈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같아 한심스럽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달 25일부터 열린 제235회 구미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심의하는 2020년도 예산안은 오는 9일 예결위 계수조정을 거져 10일 본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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